수도권 ‘원정진료’ 가속화

지난해 제주지역 환자 5만명 서울 등지로
진료비 404억원 유출...5년 새 2배 가량 증가

2009-09-24     좌광일

제주도민들의 수도권 ‘원정진료’가 가속화하면서 이로 인한 진료비 유출이 5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방거주자들의 수도권 의료기관 진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진료를 받은 제주지역 환자는 4만999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3년 원정진료 환자 3만6120명에 비해 38.4% 증가한 것이다.

원정진료 환자는 지난 2004년 3만9418명에서 2005년 4만2326명, 그리고 2006년 6만215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07년 5만384명, 지난해 4만9997명으로 다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제주지역 환자들이 수도권에서 지출하는 진료비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원정진료로 지출한 비용은 404억원으로 2007년 377억원에 비해 27억원 증가했다.

5년 전인 2003년(217억원)과 비교하면 187억원(85.7%) 늘어난 금액이다.

원정진료비 지출액은 2004년 248억여원, 2005년 277억원 2006년 343억여원이었다.

특히 진료비 이외에 항공료와 환자 보호자 체류경비를 포함하면 원정진료에 따른 도내 환자들의 실질적인 부담은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강 의원은 “진료비는 순수하게 건강보험에서 지출된 액수로,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부분과 교통, 체류비 등을 고려하면 지방환자들이 지난해 수도권에서 지출한 비용은 최소 2조원을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원정진료의 가속화 현상은 의료 인력과 3차 의료기관, 고가의료장비 등 의료자원이 수도권에 편중된 데 기인한 것”며“수도권과 지방 의료체계와 시스템이 양극화돼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전국적으로는 225만명의 지방환자가 수도권 원정진료에 나서 1조6836억원의 진료비가 수도권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