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産 오렌지 수입 '비상'

한국 현지 검역으로 수입...

2004-11-09     한경훈 기자

지난 4월 미국 일부 지역산 오렌지에 대해 취해졌던 수입금지 조치가 곧 풀릴 전망이다.
8일 제주농협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지난 4~5일 국립식물검역소에서 미국산 수출용 오렌지에 대한 검역전문가 2차 협의회를 열어 현재 검역규제 병원균(셉토리아 시트리균) 검출로 수입이 잠정 중단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오렌지에 대해 한국 측이 현지검역을 실시한다는 데 합의했다.

미국이 한국에 수출하는 농산물에 대해 현지검역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 한국은 이번 합의내용에 대해 국내 이해관계자와 학계전문가 등이 의견을 수렴한 뒤 캘리포니아산 오렌지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할 방침이며 미국 현지검역을 통과할 경우 수입재개 시기는 내년 2월초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5~6월에 첫 출하되는 하우스감귤은 물론 한라봉의 가격 형성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오렌지 수입량은 14만7262t으로 지난해 연간 수입규모 14만4881t을 이미 넘어서고 있다. 이는 지난 4월에 미국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의 오렌지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아직 유효한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국내 오렌지 소비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더욱이 지난 8~9월 오렌지 국내가격을 보면 8월에는 지난해보다 50% 높은 5만900원(발렌시아 상품 18kg), 9월에는 28% 높은 4만5200원이었다.
특히 수입금지 대상지역인 미국 툴레어 및 프레스노 카운티의 오렌지는 지난해 12만3000t이 수입돼 전체 수입물량의 85%를 차지했고, 올 들어서도 수입중단 조치 이전까지 전체 수입량의 91%에 달할 정도로 우리나라 오렌지 주요 수입처다.

그런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네블 오렌지 2004년산 생산량은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2% 증가하고 단수가 19% 증가하여 지난해보다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내년초 이 지역 오렌지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해제될 경우 보다 싼 가격에 대량 수입될 공산이 커 감귤가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