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서민들과 나누는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며
2009-09-15 제주타임스
불가(佛家)에서는 보살이 부처님이 되기 위한 실천덕목으로 여섯가지를 전하고 있다. 이 여섯가지를 육바라밀(六坡羅密)이라고 하는데 이 중 처음 나오는 덕목이 바로 보시(布施)바라밀이다. 보시란 일체의 탐욕을 떠나서 남을 대할 때에는 희생과 봉사와 헌신의 정신으로 주고 베푸는 것을 가리킨다고 한다.
우리 서부경찰서 정보보안과에서는 지난 8월 말과 9월 초에 관내 복지시설과 농촌 감귤열매솎기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 아니면 마지 못해서 가는 직원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며 암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말기암 환자들과 나이든 몸으로 힘들게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을 직접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기 전의 마음과는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복지시설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동네 어른의 설명을 들어가며 어설픈 손길이나마 과수원의 감귤열매를 솎아내는 일을 하면서 주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게 된 이번 기회는 우리 경찰 동료들의 가슴 속에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서로의 처지에 대해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눔으로써 국민의 어려움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의 장이 되었다.
국민들은 우리 경찰이 통제를 주로 하는 사법기관으로서 왠지 가까이 하기에는 꺼려지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국민들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 선입견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계기는 우리 경찰이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우리 경찰이 추진하고 있는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나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아프고 어려운 점을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고 서로 소통할 때 진정한 화합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경찰과 국민간의 소통과 화합이 이루어진다면 규제와 사법처리를 주로 하는 경찰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은 사라질 것이며, 오히려 희생과 헌신의 정신인 보시(布施)를 통한 사랑을 나누는 경찰로서 국민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러한 과정이 우리 경찰이 지향하고 있는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로 다가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현 정부는 올해 서민생활 보호대책을 중요 국가정책으로 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이 일회성, 전시성 정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받아들이는 서민들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정으로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 진정한 정책일 것이다. 이번 봉사활동이 수행자들이 행하는 보시(布施)라는 거창한(?) 단어를 쓸 만큼의 활동은 안 되겠지만 단 한번의 추억으로 그치는 일회성의 봉사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서민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사랑을 나누어 경찰활동의 밑거름이 되는 계기로 삼을 것을 다짐해 본다.
김 기 남
제주서부경찰서 정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