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지구' 땅투기 부채질
온천개발 고시 후 제대로 개발된 곳 한곳도 없어
화산지대도 아닌 제주지역에 온천개발의 붐이 형성되면서 투기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섭씨 25도 이상이면 온천으로 인정되는 온천법 때문에 개발의 고삐가 풀렸다. 그러나 온천개발은 지구 지정 고시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장밋빛 환상으로 전락한 채 사실상 주변 땅 값 상승만 부채질, 투기의혹만 낳고 있는게 현실이다.
제주지역의 온천개발은 1989년 (주)제주온천이 북군 ‘세화․송당지구(236만3000㎡)’에서 온천을 발견, ‘94년 8월 온천지구로 처음 승인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같은 해인 ‘94년 ‘종달지구(139만9000㎡)’가 승인된데 ‘03년에는 서귀포시 ‘색달지구(207만1000㎡)’와 남군 ‘상천지구(3만9000㎡)’가 온천지구로 승인을 받았다.
2004년에는 지난 5월 산방온천(주)이 발견한 남군 안덕면 사계리 103만2000㎡ 일대가 온천보호지구로 승인 받았다. 또 8월 13일에는 삼매봉유원지 사업자인 (주)핀크스가 이 일대 지하 2003.8m에서 섭씨 42도 이상의 온천을 발견, 이를 서귀포시에 신고, 현재 온천원보호지구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밖에 성산읍 오조리에도 지난 97년 8월 신고 수리된 온천원보호지구가 현재 지구지정 수립을 이행하고 있다. 이로써 제주에는 7개 온천지구가 생겨날 전망이다.
문제는 온천이 나왔다고 떠들어 댄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어느 한 곳도 온천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곳은 없다.
실제로 (주)제주온천의 경우 개발이익에 따른 이권다툼으로 부침(浮沈)을 계속, 2003년 개발착공이후 1년 6개월만인 지난 8월말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10년이 지났지만 온천개발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공업체와 의견마찰을 빚고 있는데다 온천지구 일대 땅 값이 주변 땅 값과 최소 3만원에서 최고 15만원까지 차이가 벌어지는 등 투기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도시개발조합 모 이사는 “세화 송당이 온천지구로 지정되고 10여년간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 기간동안 가시화되고 있는 사항이 미비하다”면서 “순공사 금액 986억원중 200억원 정도만 투자됐을뿐 체비지 매입 등에 따른 자본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그만큰 자본력이 없다는 얘기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구내 땅은 전혀 거래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가압류된 상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주변 땅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이 다소 있다”고 말했다.
종달지구는 관광지구도 아닌데다 전체의 90%이상이 사유지로 매입조차 어려운데다 개발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이 곳은 개발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산남지역에 신고 수리된 5곳의 온천지구 역시 주변 땅 값만 올려놓은 채 전혀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온천법상의 온도와 규정에 적합할 뿐 아니라 탄산나트륨, 칼륨 등 우수성분을 갖고 있다고 공표됐지만 아직까지 단 한 곳도 개발에 착수된 곳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