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흑돼지 판매 ‘뒷북 단속’
백돼지→흑돼지, 수입산→제주산으로 둔갑
도, 뒤늦게 불법 유통행위 차단 나서 빈축
가짜 제주산 흑돼지고기의 유통.판매 행위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제주도가 뒤늦게 단속에 나서 ‘뒷북 행정’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30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한 TV방송 제작진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제주지역 흑돼지 판매식당에서 고기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22곳 중 10곳에서 가짜 흑돼지고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식당은 백돼지를 흑돼지로 속여 팔거나 양념된 고기에 흰돼지와 흑돼지를 섞어 쓰고 있었다.
심지어 백돼지의 껍질을 불로 까맣게 그을려 흑돼지로 둔갑시키는 곳도 있었으며, 수입산 백돼지를 흑돼지로 속여 팔거나 수입산 흑돼지를 제주산으로 유통시키는 곳도 있었다.
악덕사업자들이 상술도 문제이지만 그동안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가짜 제주산 흑돼지고기의 유통.판매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농산물품질관리원과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도내 흑돼지 전문식당과 축산물 유통업체 등에 대한 불법 행위 단속을 연중 수시로 실시키로 했다.
또 다음달부터 축산물의 불법 유통.판매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합동상황실을 설치, 연중 운영하고 흑돼지 전문점과 유통업체에 보관된 흑돼지고기를 채취해 DNA 검사를 의뢰, 결과에 따라 형사 고발조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돼지고기 껍질 부위에 검은색 털이 있는 지 여부와 도축증명서, 거래명세서 확인 등을 통해 흑돼지고기 여부를 확인하는 홍보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산 흑돼지고기를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