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클릭’하면 ‘사이버 시민’

2009-08-24     제주타임스



제주도 인구는 매년 비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크게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의 인재들도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마땅한 직장이 없어 그냥 다른 지방에 정착해버린다.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아가 치밀고, ‘국제자유도시’라고 떠들어대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럴 때 ‘사이버 도민’ 제도를 도입하여 다른 지방 사람들을 참여시켜 제주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은 없을까?

인구 12만8000명에 불과한 공주시도 100만 도시를 꿈꾼다. 온라인을 활용한 '사이버 시민'을 통해서이다. 2008년 6월 2일 '사이버 공주' 홈페이지(http://cyber.gongju.go.kr)를 개설하여, 올해 7월말 현재 17만 4천명이 사이버 공주시민으로 등록했다. 실제 시민보다 무려 4만여 명이 더 많다. 지금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사이버시민 100만 명 확보계획도 구체화 되고 있다.

공주시가 인구감소 등을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사이버 시민’ 제도가 새로운 농촌지역 대안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인터넷상에 사이버 공주시민으로 등록만 하면 주민등록 이전 없이도 사이버 공주시민이 될 수 있다. 웅진그룹을 비롯한 향토기업, 학교 동문회, 향우회 등을 중심으로 가입 운동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가수 현숙과 이은하, 프로야구 한화의 류현진 · 김태균 · 송진우 선수, 뽀빠이 이상룡, 탤런트 임혁 · 정찬, 윤종웅 진로 대표이사 등 나이와 성별, 활동분야는 모두 다르지만 사이버 공주시민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사이버 공주시민들이 현지 농산물 구입 등을 통해 지역에 직·간접적으로 미친 경제효과만도 약 60억~70억 원이나 된다. 도시와 농촌 간 생산적인 정보교류는 물론 다양하고 푸짐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사이버시민증을 홈페이지에서 출력해 제시하면 공주지역 식당·숙박업소 할인, 농촌 체험관광 및 농·특산물 할인, 문화유적지 무료입장 등 혜택이 주어진다.

또 ‘사이버공주시민증’을 확대하면서 알밤재배 등 농·특산물 경작과 수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용권한(Owner) 제도’도 주선했다. e메일·휴대폰 문자서비스 등을 통해 축제·문화행사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다양한 혜택과 정보제공 등으로 지난해 9월 하순 ‘알밤줍기 체험행사’에는 20여만 명이 몰렸다. 당시 한 농가에는 하루 평균 5000여명의 외지인이 찾아올 정도였다. 또 서울 등 수도권 사이버시민들의 농촌마을 체험과 농산물 구입 등으로 경제효과도 상당하다는 평가이다.

이와 더불어 “1주일에 닷새는 도시에서, 이틀은 농촌에서 지내자”는 ‘5도(都) 2촌(村)’ 운동은 활기를 띄고 있다. 여기에는 계룡산과 금강을 비롯한 청정환경에서 즐기는 체험활동에서부터. 공산성과 무열왕릉 등 유물유적이 넘쳐나는 백제 고도의 역사관을 둘러보고,〈죽봉 만들기〉,〈떡매치기 체험〉,〈 알밤줍기 체험〉,〈허수아비 만들기〉, 〈농촌체험〉, 〈월척을 기다리며〉등 다양하게 펼쳐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체험활동에는 미꾸라지 잡기, 굴렁쇠 굴리기. 대보름 체험행사, 팽이치기, 쥐불놀이, 장작패기 등 다양하다.

공주시는 한때 인구 20만 명을 웃도는 중부권 대표적 교육문화 도시였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새 청·장년층이 인근 대도시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인구는 13만 명 선에서 수년째 맴돌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인구 늘리기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이버시민’이란 제도를 도입했다. 인터넷상의 사이버공간을 통해 출향 인사, 학교 동문, 친척 등 다양한 형태의 연고와 공주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거주자를 시민으로 모시자는 취지였다. 시는 이를 위해 ‘사이버시민제도 운영조례’도 제정했다 제주도가 다른 지방이 추진하는 정책들을 벤치마킹할 넒은 아량을 발휘할 시기가 온 것 같다.

김  관  후
시인/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