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문화예술제전 '2009 세계델픽대회' 개최
오는 9월9일부터 15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54개국 1500여명…6개분야 18개 종목 참가
세계델픽대회가 오는 9월 9일부터 15일까지 7일간, 제주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델픽은 음악과 신을 관장했던 아폴론신에게 바쳤던 예술제전으로 기원 6세기경부터 394년에 이르기까지 약 1000년간 지속됐던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문화예술 경연장이었다.
오늘날의 델픽대회는 세계적인 문화제전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독일 키르쉬의 주창으로 1600년만에 되살이난 국제문화예술제전의 성격을 지는 축제다.
이번 제주서 열리는 제3회 세계델픽대회 참가 규모가 54개국․1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31일 최종 마감된 대회 공식 경연 참가자 심사 결과 47개국 460명의 예술가들이 6개분야 18개 종목의 경연에 참가한다.
지난 2000년 제1회 대회(러시아 모스크바)에는 27개국 938명, 2005년 제2회 대회(말레이시아 쿠칭)에는 26개국 500여명이 참가했다.
이번 델픽대회는‘지구촌 최대의 문화예술제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5대양 6대주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고른 참가 분포를 보이고 있다.
대륙별로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각각 19개국, 북아메리카 3개국, 남아메리카 5개국, 아프리카 7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으로 ‘지구촌 54개국의 문화예술향연’이 제주에서 펼쳐지게 된다.
■음악 및 음향예술 분야
음악 및 음향예술 분야는 총 16개국에서 152명이 경연에 참가한다.
1현과 2현 악기(탄현과 찰현 악기를 모두 포함), 더블 리드(Double reed, 공기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내는 기명악기의 발음체인 리드가 두 개인 악기를 총칭), 타악기와 아카펠라로 구성된다.
경연 요강에서 모든 종목에 현대적 악기 대신 어쿠스틱 악기로 참가할 것을 권장,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현대적 악기들이 아닌, 세계 각국의 전통악기들로 경연에 참가한다.
한국을 비롯 인도, 중국, 일본, 태국, 몽고,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호주, 폴란드, 에콰도르, 그루지야 등 각 국의 민속성과 토속성을 표현하는 월드뮤직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이 분야 10명의 심사위원 중 해외에서는 몽골 전통악기 마두금 연주자 체렌 도르츠(몽골 문화 공훈자, 러시아 부리야트 공화국 공훈배우), 중국 국가1급 연주자 왕건평(북방 곤곡원 음악감독 및 수석 피리 연주자), 작곡가 윤이상의 재독 시절 제자로 아시아 교회 음악의 주도적 인물인 필리핀의 프란치스코 펠리치아노, 인도의 고빈다 첵라보티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정재국(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피리·대취타 인간문화재)와 강사준(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자, 서울대학교 음악학과 교수), 김덕수(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이번 대회 음악 및 음향예술 분야 김철호 감독(전 국립국악원장) 등으로 구성된다.
■공연예술 분야
공연예술 분야는 탈춤, 즉흥무용, 즉흥마임, 그림자 연극의 종목이 있다. 한국을 포함, 프랑스, 체코, 이집트, 이스라엘, 몽고, 일본,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부르키나파소, 콩고 등 총 20개국에서 168명이 경연에 참가한다.
현대적 양식으로 발전된 즉흥무용이나 즉흥마임, 그림자극은 국내외 대회나 페스티벌 형식이 다수 존재하지만, 탈춤 분야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카니발(Venezia Canival), 불가리아의 가면무도회 페스티벌(Bulgaria Festival of Masquerade Games)와 한국에서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이 손꼽히는 정도이다. 소수 전통 문화를 계승·보존할 수 있는 경연의 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분야의 심사위원 9명 가운데 해외에서는 세계 최고의 거장 마임이스트 필립 장띠, 동아시아 탈춤 형성 역사 등을 연구해 온 중국의 유정(중국예술연구원 희곡연구소 교수), 미국의 카를라 피터슨(Dance Theater Workshop 예술감독), 일본의 인형극 연출가 다케우치 도요코가 내한한다.
국내에서는 한국 그림자극의 1인자 심우성(한국민속극연구소 소장), 최창주(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남정호(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유홍영(한국마임협의회 회장), 이번 대회 공연예술 분야 유희성 감독(서울시 뮤지컬단 단장) 등으로 구성된다.
■공예·디자인·시각예술 분야
공예·디자인·시각예술 분야는 ‘조각, 드로잉, 칼리그라피, 그래픽 스토리텔링, 다큐멘터리 제작, 북아트로 6개 종목이 구성된다. 한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 총 20개국에서 92명의 실력 있는 디자이너 및 작가들이 참여한다.
공예·디자인·시각예술 분야의 경연 대주제는 ‘자연과 인간’으로, 경연 참가자들이 제주도를 직접 느끼며 영감을 받은 이미지들을 각각의 표현 방식에 따라 세부 작업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이루어진 작업물은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적 역할을 함으로써 대회의 모토이기도 한 ‘자연과 더불어(Tuning into Nature)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게 된다.
특히 조각의 경우 제주도에서 직접 채취한 삼나무를 주재료로 이용해 목조각(木彫刻)을 만들게 되는데, 산림의 개체수 보존을 위해 솎아지는 제주도내 삼나무를 경연용으로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 측면을 적극 고려했다.
공예·디자인·시각예술 분야는 14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된다. 해외심사위원으로는 북아트의 거장 미국의 키스 스미스, 현대미술분야에서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국의 테리 쉐이브,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영국의 다큐멘터리 작가 마크 호커, 오만의 젊고 혁신적인 칼리그라퍼 알 슈카이리 샬레 주마 무슬렘이 내한 한다.
국내심사위원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북 디자이너 정병규, 시각디자인의 디자이너 이병주와 최인영, 다큐멘터리 신의 아이들 연출자 이승준 감독, 북아트 디렉터 임헌우가 있으며, 공예·디자인·시각예술 분야 감독을 맡은 한국 최고의 출판 디자인 전문 아트 디렉터 홍동원과 제주미술협회장 김현숙씨로 구성된다.
■언어예술 분야
언어예술 분야의 시낭송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연 분야이다.
이번 경연에는 한국을 비롯, 이집트, 요르단, 독일, 일본, 몽골, 인도 등 12개국에서 26명의 시인이 참여하는데, 일반적으로 접하기 힘들었던 아랍 문화권의 문학이 소개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다른 장르처럼 공통된 표현 기준이 아닌 세계 각국의 언어로 진행될 시낭송 경연에 참가하는 참가자들은 대회전에 각자의 언어로 된 자작시와 영어 번역본을 제출하게 된다.
경연장에서는 빔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어 자막을 지원, 시낭송 경연 관람의 이해를 돕는다.
시가 내포한 작품성과 음악성, 낭송 표현력과 전반적인 모든 실연 효과를 심사의 기준으로 삼는다. 때문에 청중과 호흡할 수 있는 종합 예술적 측면에서 우수성을 가리게 된다.
언어예술 분야 심사위원 4명은 프랑스의 시인 끌로드 무샤르(파리 제8대학 비교문학학과 명예교수), 일본의 시인이자 여성사학연구자인 코우라 루미코, 몽골의 하과 수랭, 본 대회 언어예술 분야 예술감독인 이영진씨로 구성된다.
■소통과 사회예술, 건축과 환경예술
소통과 사회예술, 건축과 환경예술은 자유 참가 방식의 다른 경연과는 달리 지정단체의 경연으로 진행한다. 각 참가팀은 2인으로 구성돼 제주도의 유서 깊은 마을인 가시리의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과 ‘신문화공간조성사업’과 연계해 돌담쌓기(소통과 사회예술 분야)와 외부공간 구상하기(건축과 환경예술 분야)를 하게 된다. 이번 경연에서는 지정된 주제를 바탕으로 설계도면을 제출하며, 수상작은 대회 이후 실제적으로 구체화 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중이다.
아직까지 제주도를 대표하는 명소로 발전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가시리 마을을 구석구석 답사해 자연과 더불어 생동하게 될 건축물을 구상하게 된다.
소통과 사회예술과 건축과 환경예술 분야의 심사위원은 총 4명(해외1명, 국내3명)으로 도시건축 조형물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을 쌓고 있는 스페인 출신 건축가 알레한드라 싸에라 폴로가 내한한다. 국내에서는 한국 건축계의 두 거장 민현식(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 교수)과 승효상(이로재 대표), 해당분야 감독이자 제16회 김수근문화상 수상자인 김영준(김영준도시건축 대표) 씨로 구성된다.
특히 이번 경연에 참가하는 2개 분야 7개국 20명의 참가자들은 한국을 비롯,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미국, 일본 출신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실력파 중진 건축가들이다. 뿐만 아니라 개발과 파괴라는 불가분의 상관관계를 가진 건축 분야에서 환경을 고려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유토피아적 건축이념을 구현하고 있는 친환경 건축가들이다.
소통과 사회예술 분야에는 새만금 종합개발구상 국제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한 미국의 제프리 이나바(美 컬럼비아 대학교교수 inaba 대표)와 역시 새만금 종합개발구상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호세 루이스 에스테반 페넬라(스페인 유러피안 대학 건축학과 학장),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학과 교수를 역임한 루까 갈로파로(이탈리아․IaN+ 설립대표), 김종규(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 교수)씨 등이 경연에 참가한다.
건축과 환경예술 분야에는 경기도 소재의 백남준 미술관을 설계한 마리나 스탄코빅(캐나다), 오스트리아 그라츠와 인스부르크 지역에서 다수의 공공 시설물 디자인을 설계한 저명한 건축가 로저 리베(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 건축과 학장), 김승회(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초현대적 건축이념을 지향하는 건축 강국 네덜란드의 건축가 카미엘 클라세(NL 아키텍쳐 그룹), 차세대 건축가로 손꼽히며, 작년 5월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전시회와 강연으로 이미 제주와 인연을 갖고 있는 일본의 코지마 카즈히로(동경이과대학 교수)가 경연에 참가한다.
■시상관련
이번 경연 대회의 수상자에게는 델픽 메달상, 델픽 로렐상, 델픽 리라상이 수여된다.
금, 은, 동으로 수여되는 메달상은 지정단체경연을 제외한 4개 분야의 일반 경연자에게 시상된다.
로렐상은 독특하면서도 예술적 가치가 있는 고유의 전통 문화를 선보인 참가자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메달상과 중복 수상이 가능하다.
리라상은 협업을 통한 작품 활동을 보여준 참가자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소통과 사회예술, 그리고 건축과 환경예술 분야가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공로상의 개념인 평화상이 있으며 본 대회에 지대한 공로를 보인 예술가에게 수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