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국토의 시작 마라도, 마음을 겸손하게 하고 사색하게 하는 섬

2009-08-17     제주타임스

우리나라 국토의 시작인 마라도로 가려면 모슬포와 대정 송악산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야한다.

여기에서 여객선을 타고 30분 가량가면 바다위에 홀로 떠있는 마라도가 나온다.

배에서 바라보는 마라도는 깍아지른 절벽이 우선 눈에 띈다.

그 절벽을 바라보면서 배는 마라도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절벽사이에 있는 선착장에 나를 내려놓았다.

마라도에 내리면서 먼 처음 본 것이 푸른 잔디밭이다.

해풍에 강한 제주 잔디가 녹색 그라운드 처럼 마라도를 온통 덮고 있다.

마라도라는 이름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칡넝쿨이 우거진 섬“이라는 의미로 마라도(麻羅島)라고 쓰이다가 현재의 마라도[馬羅島]라고 변경되었다는 설이 있고 한편으로는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뜻하는 마파람에서 '마'자를 따왔다는 유래 등 어려가지 설이 있다.

어쨌든 지금 마라도에서 칡넝쿨을 보는 것은 어려웠다.

아마 100년전 쯤에는 온 섬이 칡넝쿨이 뒤덮어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은 바람을 뜻하는 데서 이름을 따왔다는 게 더욱 맞을 것 같다.

1년중 30%가량이 풍랑주의보로 인해 여객선 왕래가 어려운 것만 보아도 얼마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알 수 있다.

마라도를 한바퀴 돌면서 '김수영님의 시 풀'이 떠올랐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라는 표현에서 풀의 상징적인 의미를 차치하고 마라도 만큼 잘 어울리는 데가 있을까?

마라도에서 바다와 바람과 조화 된 풀은 더 이상 풀이 아니었다. 하나의 예술이었고, 신이 이 세상을 창조한 가장 멋진 작품중 하나었다.

낮에 마라도가 바람과 풀의 섬이라면 밤의 마라도는 바람과 별빛의 섬이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별들이 있을까 할 정도로 많은 별들은 제각각의 색깔을 내비치고 있었다.

빨간색, 황색, 푸른색 등 정말 다양한 별빛이 있었다. 이 별들은 멀리 밤배의 불빛과 어우러 져서 하나의 수채화를 만들고 있었다.

신만이 할 수 있는 자연의 자태는 사람의 마음을 겸손하게 하고 사색하게 만들었다.

이런 아름다운 청정자연환경 보호 특구 마라도가 모든 주민이 하나가 되어 미래의 주민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하여 지난 8월 초에 마을 단합대회 개최하고 미래의 발전을 다짐하였다.

사실 어떤 자연의 현상보다 아름다운 것이 인간의 삶이고 사람냄새가 나는 것이 아닐까?

이제 마라도민 모두가 하나되어 행복과 희망의 섬으로 발전하기 위하여 꿈을 향해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임 광 철
서귀포시 지역경제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