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장은 물러나는 자리인가" 소외론 대두
또 김정기 검사장 인사 불만 사표
2009-08-11 김광호
두 검사장이 잇따라 인사 문제로 제주에서 검사생활을 접자 “제주지검장은 물러나는 자리냐”는 일부의 지적과 함께 제주지검 소외론이 나오고 있다.
김 검사장은 지난 10일 단행된 법무부의 12일자 검사장급 인사에서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그는 인사발표 하룻만인 11일 법무부에 전격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날 오후 3시 지검 6층 회의실에서 퇴임식을 가진 뒤 제주를 떠났다.
그가 사직서를 낸 이유에 대해선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아 불명확하지만,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이 주로 초임 검사장급 자리인 데다, 대검 부장으로 근무하던 사시 동기(24회) 3명이 고검장 및 고검장급으로 승진해 간 자리에서 일하게 된데 따른 서운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검 관계자는 “(그가) 제주에 근무하면서 잘못한 일이 없었고, 좌천인사도 아니지만, 동기보다 뒤쳐진 인사이고, 공직생활도 오래한 터여서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지검장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광주지검 특수부장, 인천지검 형사3부장, 서울지검 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한편 지난 1월 13일 박영관 전 제주지검장 역시 검사장급 정기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서 가는 대전지검 차장검사로 좌천 발령되자 제주에서 검사생활을 접었다.
당시 그는 현 정권에 대해 겸손하라는 말로 인사에 대한 불만을 터트려 화제가 됐었다.
또, 2007년 초에는 김상봉 전 제주지검장이 주로 승진 하는 검사장이 발령되는 고검 차장검사(서울고검)로 좌천돼 제주를 떠나기도 했었다.
최근 제주지검장의 잇단 좌천성 인사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이러다가 제주지검장은 옷을 벗는 자리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고, 지검 직원들의 사기 저하도 우려된다”며 “법무부는 더 이상 제주지검장 자리에서 사직서를 내 검사생활을 마감하는 일이 없도록 인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