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금융점포 영세…여·수신 경쟁 심화

한은 제주본부, '제주 금융기관 여ㆍ수신 현황 및 과제' 분석 결과

2009-08-03     진기철 기자

제주도민 1인당 여수신 규모 및 GRDP(지역내총생산) 대비 여수신배율은 전국 8개 도지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금융부문의 지역경제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주지역 인구대비 금융기관 점포수가 많은데다 예금은행의 점포당 여수신 규모도 작아, 여수신 경쟁이 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수신 경쟁이 심한 예금은행은 물론 지역밀착형금융기관의 경우 도민들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금융투자상품을 개발하거나 여타 금융권과의 업무제휴 등을 통해 투자상품 취급범위를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1인당 여수신 및 GRDP 대비 여수신 배율

3일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황삼진)가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4~2008년) 제주지역 금융기관 수신은 평균 7.0%, 여신은 6.6% 증가, GRDP 중가율(4.5%)을 상회했다.

이에 따라 금융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GRDP 대비 금융기관 여수신 배율은 2005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며 2007년 기준 수신은 1.41배, 여신은 1.19배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2008년말 현재 제주지역 1인당 금융기관 수신액 및 여신액은 각각 2230만원, 185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국평균 (수신 2980만원, 여신 2380만원)을 밑돌지만 경기도를 제외한 8개 도지역 평균(수신 1840만원, 여신 1450만원) 보다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2007년 1인당 GRDP와 비교, 실물경제 규모에 비해 금융자산 및 부채가 많은 것을 나타내고 있음이다.

제주지역 GRDP 대비 금융기관 여수신배율도 타 도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아 실물경제활동에 비해 금융거래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평가됐다.

2008년말 현재 수신액 및 여신액은 2007년 GRDP 대비 각각 1.55배, 1.29배로 8개 도지역 평균(수신 1.01배, 여신 0.79배)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며 차순위인 전북(1.22배, 0.93배)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제주지역의 경우 소득발생과 지출시점간 시차가 길고 저금리 정책자금 지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농림어업의 비중이 타지역에 비해 높은데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제주지역은 도외 직접금융시장을 이용하기 어려운 영세 사업체 비중이 높아 기업자금조달 창구가 금융기관으로 제한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금융기관 점포수 많고 여수신 규모 작아

또 제주지역 금융기관 점포수가 많아 도민들의 금융기관 이용편의성은 높겠지만 예금은행의 점포당 여수신 규모는 작은 것으로 나타나 도내 금융기관이 영세한 가운데 여수신 경쟁이 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도내 인구 1000명당 금융기관 점포수는 0.58개로 도지역(평균 0.47개)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현재 도내 금융기관 점포당 수신은 379억원, 여신은 355억원으로 8개 도지역 평균 (수신 388억원, 여신 395억원)을 밑돌았다.

▲예금은행 대출 비중 제조업, 도소매업 월등

이와 함께 업종별 GRDP 비중을 고려할 때 제조업, 도·소매업, 공공부문 등에 상대적으로 많은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말 현재 제주지역 예금은행의 산업대출별 비중을 보면 공공,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이 28.1%,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27.3%로 이들 산업의 GRDP 비중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기타서비스업 등에 대한 대출비중(0.6%)은 GRDP 비중(20.6%)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제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업규모가 크고 회계정보도 투명해 예금은행 대출이 용이하겠지만 영세사업자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의 경우 담보부족, 낮은 신용등급 등으로 금융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중개기능 활성화…투자상품 취급범위 확대 필요

이에 대해 한은 제주본부는 제주지역의 경우 직접금융시장이 존재하지 않고 금융기관의 간접금융 확대여유가 있는데다 금융기관 여신과 GRDP간의 상관관계가 높은 점을 등을 감안할 때 제주지역의 경제성장을 위해 금융중개기능 활성화가 긴요하다고 진단했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특화부문을 개발하고 유망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금융서비스 확장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 형성이 가능한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기존의 신용평가방식이나 담보의존 대출관행보다는 지역특성에 부합하는 평가요소를 반영, 차별화된 여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수신 경쟁이 심한 예금은행은 물론 지역밀착형금융기관의 경우 도민들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금융투자상품을 개발하거나 여타 금융권과의 업무제휴 등을 통해 투자상품 취급범위를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