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만들어요”

서귀포시 공무원 동호회, 자전거 관광코스 개발
자전거 출퇴근 문화 확산…매달 캠페인 전개

2009-08-02     좌광일

서귀포시 재난안전관리과에 근무하는 변경준씨(31)는 바람을 가르며 아침을 시작한다.

도순동 집에서 서귀포시 제1청사까지 편도 10㎞ 길을 자전거로 출퇴근한 지 6개월째.

안전을 위해 헬멧과 유니폼을 착용한 후 오전 7시 집을 나선 그는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는다.

제1청사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0분 안팎.

청사에는 샤워 뒤 갈아 입을 옷이 항상 준비돼 있어 그는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곤 자전거 출퇴근을 멈추지 않는다.

다음은 변씨의 자전거 애찬론이다.

“자동차 기름값도 아끼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게다가 대기오염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는데도 큰 도움이 되죠.”

서귀포시 종합민원실에 근무하는 변덕부(51)씨도 ‘자출족(자전거 출퇴근족)’이다.

매일 같이 5㎞에 달하는 출퇴근길을 자전거로 이동하고 있다. 매연을 뿜어대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선택한 지 벌써 1년째다.

울긋불긋한 색깔의 유니폼에다 헬멧까지 쓰고 거리를 활주하는 것이 처음에는 다소 민망했지만 어느새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변씨는 “자전거를 타면서부터 지루하던 출퇴근 길이 즐거운 일상이 됐다”며 “자전거를 탄 뒤 몸이 훨씬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자전거 마니아인 이 두 명의 공무원은 서귀포시청 자전거 동호회인 ‘씽씽동호회’ 회원이다.

동호회 회장인 총무과 용도담당 박영진씨(51)와 함께 동호회를 결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서귀포시청 공무원 41명으로 결성된 ‘씽씽동호회’는 ‘에너지 절약, 깨끗한 환경 우리가 앞장선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난해 7월 2일 창단됐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면서 서귀포시를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뭉친 것이다.

동호회 회원들은 매월 셋째주 토요일 정기적인 민생투어 일환으로 자전거를 타고 시내 곳곳을 누빈다.

저마다 ‘자전거-이산화탄소를 줄인다’ 등의 문구가 적힌 삼각기를 달고 자전거를 타며 도로나 보도 파손 상태, 불법 적치물 등을 적발해 해당 부서에 통보, 신속하게 조치될 수 있도록 해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도민과 관광객 등이 자전거를 타고 서귀포시의 아름다운 경관을 둘러볼 수 있도록 새로운 자전거 관광코스도 자체 개발했다.

지난 4월 선보인 자전거 코스는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입구에서 구좌읍 종달리 입구까지 총 25개 구간으로 길이는 120㎞다.

자전거 초보자들도 무난하게 투어할 수 있는 코스로 선정됐다.

동호회는 앞으로 정기적인 자전거 타기 캠페인과 함께 녹색교통 수단인 자전거 타기를 범시민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영진 씽씽동호회 회장은 “서귀포시를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건강도 챙기도 경제도 살리고 친목도 도모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는 자전거 타기에 시민들도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