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관광버스 단속 ‘딜레마’
시민들은 다그치고...기사들은 사정하고
시민들은 다그치고...기사들은 사정하고
출근길 관광버스 단속 ‘딜레마’
“가뜩이나 바쁠 때 교통흐름 방해...철저하게 막아야”-시민들
“최소 공간이라도 마련해 줘야...현실 감안 용인해야”-기사들
제주시 4개조 투입 ‘탄력단속’
3일 오전 8시 30분 제주시 연동 소재 한 호텔 입구.
이곳 호텔에 여장을 풀고 있던 단체 관광객 100여명을 실어 나르기 위해 1대의 대형 관광버스가 호텔앞 도로 1차선을 점거했다.
순간 때마침 이 일대를 지나던 출근길 차량들이 경적을 울려대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된다면서 빨리 차를 빼라는 욕설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시청 소속 불법주정차 단속반원들이 들어 닥쳤다.
단속반원과 전세버스 운전자간 한동안 실랑이가 오갔다.
결국 여행사 직원을 통해 숙소에 머물고 있던 관광객들을 신속하게 탑승시킨 뒤 출발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루졌다.
최근 들어 가을 단체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제주시내 상당수 호텔 등 숙박업소 주변 도로에서 전세버스 주정차 문제로 민원이 들끓고 있다.
특히 출근 시간대 이들 숙박업소 인근에 단체관광객들을 싣기 위해 전세버스들이 도로 1차선을 점거, 교통흐름을 막는 경우가 되풀이 되면서 시민들과 이들 전세버스 기사 및 이들을 단속하는 단속 반원들 간 곳곳에서 고성과 맞고함이 오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광객들은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는 아침부터 핏대를 세우고 싸우는 이들을 대하면서 좋은 기분을 망치고 있다.
최근 출퇴근 시간대 관광버스들로 인해 교통체증 등이 빚어지고 있는 곳은 △연삼로 마리나호텔 동쪽 도로변 △인화동 동광 우체국 주변 도로변 △그렌드 호텔 인근 도로변 △신제주 SK제주지점 인근 호텔 밀집지역 도로변 △신제주 코스모스호텔 사가로 인근 도로변 △신제주 문화칼라 사가로 인근 도로변 등이다.
이들 지역의 경우 단체관광객들이 몰리는 가을 및 봄철 상습적으로 관광버스들이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호텔앞 대도로상에 주정차, 실랑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엄연히 호텔 등 숙박업소가 자신들의 숙소에 머물고 있는 투숙객들의 이동을 도모하기 위해 일정 규모의 버스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실정을 외면하고 만성적으로 호텔 앞 도로를 가로막아 대형 버스를 세우는 것은 당연히 단속해야 한다”면서 제주시에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버스 기사들은 “현재 제주시내 호텔 가운데 과연 전세버스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곳이 몇 곳이나 되느냐”면서 “현 상황에서는 호텔 앞 도로상에 차를 세운 뒤 손님들을 실어 나를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형편”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제주시는 출근시간 호텔 등 숙박업소 인근에 전세버스가 불법주차를 일삼아 일반 시민들의 출퇴근을 방해하고 있다는 여론에 따라 현재 4개조 8명의 특별단속반을 가동하고 있다.
제주시는 그러나 호텔 앞에 세워진 전세버스를 무조건 단속할 경우 관광객들의 불편 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보고 ‘최단 시간내 관광객을 승차시키는 방법’으로 탄력단속을 벌이고 있는나 이같은 제주시의 조치에 시민들은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편 제주시 지역에는 현재 29개 전세버스 업체가 630대의 차량을 가동하고 있다.
<정흥남 기자 designtimesp=18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