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는 도민 역량 모아야 할 때"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3주년 경험을 도약의 틀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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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3주년을 넘겼다.
지난 2006년 7월 1일 시작된 제주특별자치도는 외교와 국방, 사법권을 제외한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해 주겠다며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해서 만든, 말 그대로 특별자치도다.
그래서 도민들은 기대가 컸다.
인구나 면적, 재정면에서 전국규모의 1%선의 열악한 환경이 정부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지원으로 특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었다.
그래서 도민들은 치열한 찬.반 논쟁을 벌였지만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4개 시군 기초자치 단체 폐지까지 수용하면서 특별자치도를 선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3년 도민의 기대는 어느 정도 충족되었을까.
솔직히 말해 도민들은 특별자치도 시행 3년을 보내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도민 생활의 질 향상이나 행정서비스 개선 등 몸에 와 닿는 생활문제에서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자치도 실시전이나 후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오히려 서민경제 침체 등 삶이 더 팍팍해졌다는 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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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도민의 생각에도 불구하고 알게 모르게 제주에는 그동안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는 이들도 많다.
특히 개발 분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조7000억원에 이르는 외자 유치 실적은 도민의 현실에 와 닿지 않지만 특별자치도 최대 성과라 할 만하다.
여기에다 영어교육도시 건설, 신화역사공원조성 등도 도민이 체감은 못하지만 특별자치도 3년의 성과로 점수를 줄만하다.
이를 생각하면 도민이 느끼기에는 다소 미흡할지 모르지만 특별자치도 3년의 성과는 만만치가 않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당장 눈앞의 성과보다 제주의 미래와 제주도민과 후손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 시킬 것인가를 보는 먼 안목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지난 특별자치도 시행 3년의 성과를 끌어내리기 보다는 향후 제주의 미래비전 과제에 도민과 행정의 역량을 어떻게 조화시키고 결집시키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특별자치도가 풀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국세의 자율권 확보와 자치재정권 강화 등 제도개선 문제나 실질적 자치권 확보도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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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제주경제의 축을 흔들 수밖에 없는 첨예한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제주도가 의욕적인 과제로 삼고 있는 관광객 전용카지노, 한라산 케이블카, 영리병원 도입 문제는 그것이 경제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첨예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제주의 외자유치와 개발만을 위주로 한 발전 전략이 제주의 생태환경이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훼손할 수 있다는 환경문제도 그냥 심상하게 넘길 수 없는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향후 제주특별자치도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앞으로 제주특별자치도정은 이처럼 예측 가능한 모든 난제와 옵션을 도민 공론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조율할 수 있는 고도의 능력과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제주의 미래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난관도 극복해 나가겠다는 도정의 철학과 신념이 필요 한 것이다.
도민들도 제주개발이나 발전전략에 무조건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
제주전체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고 실보다 득이 많다면 과감한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