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현장을 가다(13)- 제주남부 산림조합

"이젠 삼나무 등도 훌륭한 제주의 자원"

2004-11-01     김용덕 기자

남부산림조합 목재집하장
제주의 거센바람으로부터 감귤을 보호하기 위해 방풍용으로 오래전에 심어졌던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목재로 가공해 감귤 대체 자원으로 부각, 임업농 뿐 아니라 감귤농가에 희망가를 안겨준 곳이 있어 화제다.

서귀포시 하원동에 자리잡은 제주남부산립조합(조합장 오서용) 목재집하장. 지난 2001년 4월 14일 건립된 이 곳은 오서용 조합장이 산림청을 대상으로 2년여간 끈질긴 대화를 통해 인가를 획득, 그동안 버려졌던 감귤원 방풍용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목재로 가공하는데 성공, 훌륭한 대체 자원으로 부각시켰다.

“감귤만 자원이 아닙니다. 이제는 방풍림으로 심어졌던 삼나무와 편백나무도 훌륭한 제주의 자원입니다”
오 조합장의 노력에 힘입어 건립된 목재집하장은 도내 유일의 제재소역할까지 하면서 이른바 ‘십년지계(十年之計) 식목(植木)=희망(希望)’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돈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목재집하장은 창업 2개월만에 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투자대비 손익분기점에 도달, 이익창출이 있기까지 좌절과 눈물은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오 조합장은 “창업후 8개월까지는 목재구입뿐 아니라 시설확충, 판로 개척 등 모든게 쉬운일이 없었다”면서 “집에 가면 저절로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목재집하장은 국고 9억195만원, 지방비 3억6078만원만원, 자부담 5억4117만원 등 총 18억39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올해에도 산림청에서 국비 3억4400만원, 지방비 2억5800만원 등 약 6억원이 투입, 가압식 방부시설 등 현대화시설 등 시설확장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가압식 방부시설이 오는 12월 20일 완료되면 목재의 내구년수를 연장할 수 있어 자재품질의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기초로 목재집하장은 올해말 12억4000만원의 매출액 신장에 이어 이보다 10% 향상된 매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지역주민들이 목재집하장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 조합장은 “30년 이상된 감귤원 방풍림을 대체, 이를 처리하고 싶어도 못하는 농가가 굉장히 많다”면서 “목재집하장에 연락만 하면 조합에서 직접 가서 처리해 주고 이를 목재로 사용하기 위한 용적을 계산, 운임비를 포함한 가격을 결정해 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재조합장은 경인지방에 사우나재, 마루재 등을 공급했으나 올해는 전북 부안군청에서 1억1500만원어치의 자재를 납품계약함은 물론 대전시에서도 조만간 조합을 방문키로 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인정받고 있다.
도내의 경우 북군 애월 고내리 해안가에 만들어진 정자 역시 이 곳 목재집하장에서 가공, 납품된 것이다.

특히 톱밥의 경우 마사회, 이시돌 목장, 양계조합, 축산농가에 비료혼합용으로 공급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북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돌문화공원에서 건축용 내외장재, 정자 및 편익시설, 원목탁자 등의 시설을 위한 각종 목재도 납품하게 된다.

오 조합장은 “내년 임원회의때 목재집하장을 ‘제주 삼나무 유통센터’로 명칭을 전환, 제주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제주에도 훌륭한 목재를 가공, 생산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적극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