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2조7000억 유치…특별자치 ‘최대성과’

2006년 컨벤션 앵커호텔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버자야 ‘절정’
침체된 지역경제에도 활력소...‘환경 부작용’최소화 주력해야
특별자치도 3년, 달라진 투자환경
제주개발사 바꾸는 외국자본 유입<4>

2009-07-01     제주타임스

최근 총리실은 제주특별자치도 3년을 평가하는 자료를 발표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규제개혁과 각종 개발인센티브를 이용한 투자유치 활성화를 꼽았다.

최근 국제적으로 불어 닥치고 있는 경제위기는 수많은 자본가들의 투자의욕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이미 투자를 결정했던 업체들도 앞 다퉈 ‘투자유보’ 또는 ‘투자철회’를 선언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제주지역에 전개되고 있는 대규모 외국자본의 잇따른 유입은 제주의 개발사를 바꾸는 동시에 머뭇거리고 있던 잠재자본의 추가 유입효과까지 낳고 있다.

제주도가 분석한 결과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지난해까지 이뤄진 외국자본은 모두 9건에 투자규모는 2조6809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도 제주에 대한 외국자본의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어떤 회사들 왔나

제주도에 대한 외국자본 유치는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 출범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주도 등은 제주국제자유도시선도프로젝트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해외의 유력 잠재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투자유치 전을 전개했다.

그 결과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홍콩에 소재를 두고 있는 ㈜타갈더사가 제주중문단지에 소재한 컨벤션 앵커호텔 신축사업에 나서겠다면서 2847억 원을 투자했다.

과연 외국자본이 제주에 투자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타갈더사가 해소하면서 제주에 대한 해외투자의 물꼬를 텄다.

이어 싱가포르의 ㈜폴로컨트리클럽이 폴로승마장 건설 사업에 232억 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홍콩의 보타메디사가 하이테크 산업진흥원에 메디컬사업(라이브캠)에 60억 원을 투자했다.

또 미국의 ADG사 등은 애월읍에 추진되고 있는 고급휴양시설 사업에 3264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을 시작했다.

제주에 대한 사실상의 대규모 투자는 말레이시아 버자야 그룹에 의해 이뤄졌다.

버자야 그룹은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에 18억 달러(한화 1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뒤 현재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버자야사는 이와 함께 신화역사공원 H지구에 버자야랜드 사업을 벌이겠다면서 최근에는 2억 달러(한화 2000억 원)의 투자계획도 확정, 발표했다.

이밖에 미국의 리플코리아사가 중문관광단지에 150억원이 투입되는 박물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비롯해 일본의 J&J사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110억원이 투입되는 의료복합기기 개발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다.

▲파급효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유치 성과는 다양한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우선 외국인 투자가 이처럼 이어지면서 미래 제주경제를 견인할 성장동력의 하나로 평가했다.

토착자본이 영세한 제주 실정에서는 적극적인 대외개방을 통해 외국자본을 유치, 개발투자 재원마련과 고용창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귤 등 1차산업 위주의 제주경제를 선진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외국인 투자를 통한 3차산업, 더 나아가 1·3차 융합산업의 발전이 시급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별자치도 출범 후 진행된 달라진 투자 행태는 투자분야가 다양화 됐다는 점과 질적 고급화가 달성됐다는 점이다.

과거 골프장 위주로 진행돼 온 투자패턴이 최근에는 주거·상업·레저·리조트·복합단지·테마파크 등으로 다양화 고급화 되고 있다.

특히 관광분야를 넘어 라이브캠과 일본이 신약제조 연구소 유치 등 첨단산업 유치까지 이어지면서 제주의 산업구조를 재편시키는 효과까지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에 대한 외국자본 투자의 대부분이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 집중되면서 화교자본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과거 제주의 대외관계는 일본과 미국에 치우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외국이 투자가 본격 실현되면서 외국인자본의 다수가 동남아에 기반을 둔 중국계 화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화교가 제주투자 자본의 중심이 되면서 앞으로 중국 경제발전과 연계, 제주에 대한 중국자본의 투입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는 과제들

제주도 관계자들은 향후 과제를 꼽으라고 할 때 주저 없이 ‘앞으로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각국이 국내 투자는 물론 외부투자에 난색을 보이는 상황에서 제주에 대한 투자가 현재처럼 이뤄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 앞으로 제주에 대한 투자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와 중국 등 범화상권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투자유치 활동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제도개선을 통해 확보한 각종 특권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과제도 중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최초로 부여받은 영어도시 내 영리학교 설립은 분명 제주를 한국에서 가장 앞선 교육투자 지역을 만들고 있다.

최근 이와 관련, 부각되는 문제는 이른바 영리병원(투자개방형병원) 도입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의료와 관광을 연계시킨 대규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영리의료법인 도입문제도 심각하게 검토돼야 할 시점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영리병원 도입은 당장 공공 의료시스템의 붕괴문제와 계층 간 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는 점에서 도민들의 공감대를 전제로 추진돼야 할 사업이다.

또 무시될 수 없는 사업은 이처럼 대규모 외국자본들이 밀려들면서 이들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 차원에서 제주의 청정환경이 훼손되거나 잠식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주의 생태환경을 최대한 보존하고 이를 토대로 외국의 자본에 의한 개발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지방정부의 정책결정과 이에 따른 도민들의 공감대가 전제돼 이른바 ‘개발노이로제’를 최소하는 하는 방안마련이 시급하게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