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해병대 감축’ 안 된다

2009-06-24     제주타임스

 

 해병대 병력을 줄여서는 아니 된다. 몇 가지 우려와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북한이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짙다.

그들은 육군특전사를 위시해서 해·공군의 특수부대 등, 우리의 정예군(精銳軍)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서해도서(西海島嶼)와 서부전선을 지키고 있는 해병대를 특히 무서워한다.

그런 해병대를 축소한다면 저들은 오판(誤判)정도가 아니라,  호시탐탐 멋대로 침범을 노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곳 서해의 섬들은 바로 수도권과 연결되는 요충지이다.

전략적으로 기필코 수호해야만 할 지역이다.

“서해 5도를 포기할 텐가?”라는 일부 보도도 있었지만, 자칫 국민들이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라도 한다면 이 엄청난 사태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

 백령도를 비롯한 연평도 일대는 수산자원의 보고(寶庫)이다.

그렇지 않아도 긴장 속에 어업을 하고 있는 주민들이 불안 초조해 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들이 정상적으로 조업을 못한다면 생계유지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이며, 그로인한 물적·심적 피해는 무엇으로 보상해야 하는가.    

 해병대의 사기가 저하되지 않을까도 몹시 걱정이다.

우리 해병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해병대에 비해 인원이나 장비 면에서 매우 열악하다. 하지만 정신전력 면에서는 그들을 능가한다.

그것은 오로지 최강군(最强軍)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똘똘 뭉쳐있는 덕분이다.

 해병대 특유의 ‘깡’과 ‘악’으로, 온갖 역경을 극복하며 국토방위에 임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해병들이 만에 하나라도 사기가 위축된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기(士氣)란 한마디로 ‘씩씩한 기세(氣勢)와 근무의욕(意慾)’을 의미한다.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은 “군에 있어서 사기와 대포(大砲)의 비율은 3대1이 되고도 남을 것”이라고 갈파(喝破)하였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사기’라는 말과 같이, 군인들에게 사기는 생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해병대는 어떤 군(軍)인가. 북한이 불법남침 했을 때, 조국을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서 구하는데 큰 몫을 담당한 군대 아닌가.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표어가 달리 나온 게 아니다.

국방부나 해병대가 자작(自作)한 것은 더욱 아니다. 외국 언론에 의해서이다.

6.25초기 우리 해병대는 경남 진동지구전투와 통영상륙전투에서 1개 대대병력만으로 단독작전을 전개, 북한군 6사단·7사단을 차례로 격파하며 대승(大勝)을 거두었다.

이를 지켜본 외국인 종군기자가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귀신도 잡아내는 대한민국 해병’이라는 제목으로 전 세계에 타전(打電)을 한 것이 그 유래(由來)이다.

6.25 전사상(戰史上) 처음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안겨준 감격적인 승전보(勝戰譜)였다.

인천상륙작전과 수도서울을 탈환하는데도 해병들이 앞장섰다.

 해병대는 우리나라 최초로, 타국을 돕기 위해 출병한 전투부대이기도 하다.

국가의 엄숙한 명령에 순명한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우리 해병대는 그 진가(眞價)를 제대로 발휘하였다.

용맹성과 강인함을 만방(萬邦)에 알리며, 나라와 모군의 명예를 한층 드높일 수 있었다.

 해병대는 소규모(小規模)가 아니라, 오히려 확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지금보다도 더 크게 확대 개편해야 당연하다.

해병대를 증편한다면, 이는 ‘경제우선’과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현 정부의 정책과도 맞아 떨어지게 된다.

왜냐하면 해병대를 증설하는 일은 북측에 심리적·물리적으로 치명적인 타격과 위협을 줄 것임이 분명할 터이니까.

 육군 장성출신으로 보안사령관과 의회의원을 지냈던 故강창성 장군은 생전에 국회본회의 발언을 통해 “해병대를 세계 최강공격군으로 무장시키지 않고서는 절대 북한군을 제압할 수 없다.

해병대는 적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무적해병대’가 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바있다.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믿음직스런 해병대. 해병대를 더 이상 줄여서는 결코 아니 된다. 증강시켜야 한다.  

 溪 山   이  용 길
전 제주산업정보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