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 對北사업, 근본부터 재검토를

흑돼지-감귤보내기 ‘나 홀로 사랑’ 안 되게

2009-05-27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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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남-북 관계는 살얼음판이다. 큰 변(變)이라도 일어날듯 긴장된 분위기다. 오로지 북한 탓이다. 화해 무드를 깬 것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금강산의 남한 여 관광객을 사살했을 때만해도, 개성공단 남측 직원을 납치 감금했음에도 우리 정부는 인내로 일관해 왔다.

심지어 그들은 “서울 불바다” “전면전” “선전포고 간주” “개성공단 철거 검토” 등 막가파식 섬뜩한 위협만으로는 부족했던지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능멸하는 언사까지 서슴지 않았었다. 그래도 우리 정부는 참고 또 참아 왔다.

 그럼에도 북한이 요 며칠사이에 조성하고 있는 군사적 대남(對南) 공포분위기는 극점(極點)을 향해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그들은 지난 25일 정오 2차 핵실험 후, 26일까지 5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특히 이번 실험한 핵의 위력이 2차 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했던 원자탄과 맞먹는 것이라니 남한으로서는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북한이 우리 정부의 PSI 전면 참여에 대해서는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하겠다고 폭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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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사 그렇더라도 요즘 북한의 공포분위기 조성이 이제야 새삼스럽게 돌출된 것이라면 의미는 달라진다.

 하지만 2000년대 초입부터 북한이 저지르고 있는 여러 형태의 도발은 모두가 ‘핵보유’라는 불변의 궁극적 목표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북한이 처음으로 핵실험을 한 것이 2006년 10월 9일이다. 따라서 이번 2차 실험은 2년 7개월 만에 강행된 셈이다.

 핵에 관한한 북한에겐 6자회담도, 유엔 제재 결의도, 한반도 비핵화 협정도, 그 이외 어떠한 국제 협약도 무용지물이요 백지에 불과하다. 백지가 아닌 측면이 있다면 그런 것들을 핵 개발을 위한 시간벌기에 악용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유엔은 북한의 1차 핵실험 후 안보리 결의 1718호로 추가 실험을 금지 시켰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큰 소리 치면서 2차 핵실험을 하고 말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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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일 발사만 해도 그렇다. 북한이 대포동 1~2호 등 로켓을 여러 차례 발사해 온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미사일 발사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그들이 3200km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불과 두 달도 안 된 지난 4월 5일이다.

그 때만 해도 세계가 긴장했는데 요즘에는 비록 단거리 미사일이지만 연일 쏘아올리고 있다.

이제 북한은 소형 탄두와 사거리 7000~8000km급 마사일 만 개발하게 되면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주변국들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을 두고 체제유지용이라느니, 대미(對美) 협상용이라느니 여러 해석들이 있다. 또한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체제용이든, 협상용이든,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든 말 든 북한이 실제로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줄 안다.

결국 대한민국은 머리 위쪽에 핵폭탄을 얹고 있는 형국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가, 제주도민들이 북한 감귤보내기와 남북 흑돼지 협력 사업을 앞으로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근본부터 재검토 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인도주의를 반대하거나 굶주리는 동족을 돕는데 토를 달 사람은 없다.

다만 북한 체제와  김정일 위원장이 문제다. 우리가 북한에 ‘나 홀로 사랑’에만 빠질 수야 없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