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언론과 노무현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언론을 탐욕스런 권력집단 내지는 기득권을 움켜 쥔 수구적인 지배 세력의 일부라고 여겼던 대통령. 다른 대통령도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것을 소신이라고 밝히고 언론과 타협하지 않았다. “언론이 더 이상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고 특권을 누리려 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란 다루기 아주 까다로운 존재이다. 플라스틱 컵하고 유리컵하고 다른 것처럼 반짝이고 화려하고 보기 좋아도 깨지기 쉽고 깨지면 위험하다. 대표적인 게 기자실 통폐합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보수언론 뿐만 아니라 전체 언론과 척을 지게 되는데 전체 언론의 협조를 구하지 못하게 되면서 막판 정책 추진이나 업적 평가가 야박해진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퇴임 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그런 폄훼와 공격이 이어졌고 이번 불행에 언론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지역주의, 권위주의, 수구언론과 맞서 싸운 유일한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이다.
24일자 한겨레신문과 동아일보 등의 사설을 비교해보자.
동아일보:<영욕 너머로 떠난 노무현 전 대통령>애석한 일이긴 하지만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직접적인 원인은 어디까지나 권력비리였다. 그리고 유서에 쓴 것처럼 삶과 죽음을 자연의 한 조각으로 파악한 극단적인 선택이었다……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으로밖에 대처할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겨레신문:<무엇보다 정치검찰의 책임이 크다>검찰이 수사를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위쪽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모르지만 철저하게 ‘노무현 괴롭히기’로 끌고 간점은 매우 큰 잘못이다. 고인에게 안타깝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이 방법 밖에 없었느냐고, 풍파를 견뎌내고 더 값진 발자취를 남기겠다는 용기를 왜 발휘하지 못했느냐고 말이다.
중앙일보:<16대 대통령의 충격적인 서거>어느 누구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선 안 된다.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었다고 몰아가거나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고 하는 건 역사에 반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강경노조와 일부 운동권 세력이 6월 투쟁을 앞두고 있어 국민의 걱정이 작지 않다.
경향신문:<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보를 접하고>다양한 의견들이 분출되고 있다. 그러나 극단적 접근들은 소모적인 혼란만 부를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되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의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조선일보:정부와 국회, 학계, 시민사회단체, 국민 모두가 참여해 우리 사회의 부패, 특히 대통령 부패에 관한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
사설 외에 각 언론사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그 의미를 어느 만큼 깊이 받아들이고 있는가는 네이버 뉴스 캐스트를 통해 엿볼 수 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언론사가 직접 편집을 담당해 각 언론사가 현재 어떤 뉴스를 주요뉴스로 다루며 어느 정도 비중을 두는 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데,
24일밤 9시부터 자정 무렵까지 각 신문사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뜬 각 신문사의 뉴스 편집을 정리한 글이 있다. 다음 DAUM <블로거 뷰>에 실린 "네이버로 알아보는 언론의 속마음" (초록불)이라는 글이다.(초록불님은 글 내용이 다른 곳에 복사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음 orumi.egloos.com)
변 상 욱
CBS 大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