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제주에 평화는 있는가?
<만고 찬란한 제주의 자태여라 설원 깊숙 용천으로 뿜어 올린 한라영봉 연분홍 윗세오름 지천으로 화사한 철쭉 정녕 네 속살 드러낸 옷 메무시는 탐라미원(美媛)의 으뜸 오르고자 함이니--->이시는 국제 펜클럽 회원인 LA거주 시인 김탁제의 시 ‘너 찬란하여라’의 한 구절이다. 이천 칠년 7월1일 제주 한라산과 용암동굴이 한국최초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되여 제주 섬이 명실 공히 세계 인류가 공인하는 아름답고 신비한 평화의 섬으로 우뚝 속구 쳤다.
제주 섬이 아름다움은 불과 10여년 사이 세계적 관심으로 혜성같이 떠올랐다. 제주 섬이 바다에서 솟구친 후 250만년동안 돌과 바람, 거센 파도, 불모지인 한라산과 오름, 곶 자 왈 은 제주사람들의 가난의 상징이었다. 그런 제주가 이젠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화려하게 세계무대에 오른 것이다.
제주사람들은 예부터 정말 평화롭고 행복하게 서로 손잡고 수 눌 며 살았다. 제삿날엔 온 동내 사람들이 쌀 한 줌, 상외 떡 한 구덕을 만들어 주며 서로 도왔다. 아이들은 마당에 모여 곤 밥 몇 숟가락 과 돗 괴기적 몇 점 받아먹으며 너무 행복하였다. 동내 노인들에게는 파제 후 자정 넘어 까지 어른들이 사는 집을 찾아 밤새 밥과 괴기 국을 나누어 드리며 대접하였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삶인가?
#2005년 1월27일 대한민국정부(대통령 노무현)는 세계에 유례없이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 선포하였다.1948년 에 발생한 4.3사건은 이웃끼리 살육전이었다. 너를 위한 것도 나를 위한 것도 아닌 남 북 이념 골수 정치인들의 싸움에 대부분 선량한 도민들은 희생당한 것이다. 세계역사에 기록할만한 비극이었다. 정부가 지정한 평화는 이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고 세계평화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다. 제주도엔 19세기부터 크고 적은 민란이 수차례 일어났다. 1813년 불발로 끝났지만 중앙파견 관리들을 제거하고 별국(독립)을 세우려하던 양제해 모변사건을 비롯하여 양태 원료로 대나무 베기 와 화전 세 과다징수에 항의한 임술년 제주민란, 방성칠난, 천주교세 확장에 대항한 이재수 난등이 있었다.
#세계 사람들은 제주 섬 을 동경하고 있다. 그곳엔 자연의 아름다움 못지않은 평화로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의 파라다이스로 생각하고 있다.
1991년 4월19일 철의 장막 저쪽의 소련대통령 미하엘 고르바초프 가 일본을 거쳐 안개로 꽉 덮인 제주공항을 거쳐 중문에 와 역사적 한 ,소 정상회담을 열어 전 세계에 제주 섬의 아름다움을 48시간동안 연속 내 보냈다. 이를 계기로 벨기에 국왕, 카흐스탄 대통령, 중국 장쩌민주석, 빌 크린턴 미국대통령, 하시모토 일본총리, 몽골, 말레지아, 필립핀 등 전 현직 대통령 등 19명이 제주에서 평화를 위한 정상 회담 등을 하였다. 소련 흐 대통령은 퇴임 후 도 방문하였다. 그야말로 평화를 잉태시키는 평화의 섬으로 부상하였다.
#여기까지 제주는 참으로 아름답고 평화롭고 행복한 섬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 들 끼리는 어떤가? 서로 상생하는 수눌음 정신은 간데없고 갈등과 분열 의 소용돌이다 . 민주주의의 근본은 선거이고 선거는 선의 경쟁과 승복으로 새로운 힘을 창조해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제주인 들은 사사건건 쌈닭 이 되고 있다 . 서로 물어뜯고 헐뜯고, 도지사 선거로 전 현직 도지사를 형무소로 보내고 교육도지사(감)도 서로 고발하고 최고지성을 내세우는 대학총장도, 심지어 상공인대표 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도 그랬다.
#6월1일 정부와 제주도는 최초의 대한민국과 아세안정상회담을 국가차원에서 정성 드려 준비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최초로 현직 도지사를 퇴출시키자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갈등이 절정에 달해 서로 데모로 날을 새우고 있다.
양측모두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실적을 심판하는 것이다. 그래서 임기를 정한 것 아닌가? 민주사회는 대립과 타협이 사회의 근간이다. <대립 없는 사회나 타협 없는 사회> 모두가 병적이고 비극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4.3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극복하여 평화를 이룩하자는 세계평화의 섬, 그 주역들이 어쩌면 비극의 씨앗을 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모두 한발자국씩 물러서 생각할 여유를 가지자. 도민은 모두 자기편이라고 왜치고 있지만 대다수의 도민들은 닥친 현실과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기도 바쁘다. “평화 없는 평화의 섬”을 아세아 정상들이 보고 무엇이라 할 것인가?
평화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할 것인가? 이런 갈등이 다가올 정치행사의 전초전이라고 보는 도민들이 있음을 알아야한다. 새로운 갈등의 씨를 뿌리고 있는 것이다. “너 죽고 나살자” 가아닌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하는 평화”가 그립다.
제발 수준 높은 “평화의 섬”이 되게 우리 모두가 나서야한다.
신 상 범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