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 세계델픽대회 차질 없어야

유홍준 위원장 사퇴가 惡材돼선 안 된다

2009-05-13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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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세계델픽대회 유홍준 조직위원장의 돌연한 사표는 뜻밖이다.

 대회가 불과 4개월밖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유홍준 조직위원장에게 뒷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화재청장 재임 시 숭례문 소실의 도의적 책임을 들어 조직위원장 적격 여부가 거론 됐는가 하면, 전 정권의 인사라는 점 때문에 현 정권이 껄끄러워 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일부 예술계 인사들과의 소통 부족이 지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홍준 조직위원장은 성공적 제주 세계델픽대회 개최를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달 21일만 하더라도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델픽대회에 협조를 구하는 등 열성을 보여 오던 그다.

 이러한 유홍준 조직위원장이 이번에 갑작스럽게 퇴장함으로써 비단 제주 세계델픽대회에  역풍으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대회 준비 기간이 너무 촉박한 상황이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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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이제는 유홍준 위원장 사퇴의 전말이 어떠하든  그것을 과거지사로 돌리고 빨리 잊어야 한다.

그래서 오로지 남은 일만을 생각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후임 조직위원장 인선이다.

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래야 지금까지의 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면서 일정에 맞춰 일을 진행할게 아닌가.

 우리가 알기로는 아직 필요 예산 확보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 같은데, 대회 날짜가 며칠 남아있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매우 걱정스럽다.

 혹시 기우(杞憂)일 런지 모르지만 신임 조직위원장 인선을 둘러싸고 조직 내부 간, 관련 기관-단체 간, 또는 대(對) 정부 간 어떠한 갈등이나 잡음이 일어나서는 결코 안 된다.

남은 일정이 앞으로 120여일인데 불필요한 인선 잡음이나 갈등으로 허송세월하다가는 행사에 차질을 불러 올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제3회 세계델픽대회가 어떤 행사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적잖은 공력을 들여 제주에 유치한 세계 유수(有數)의 문화 대행사다.

 적어도 이번 대회에는 지구촌 40여 개 국, 1500여명이 참가한다.

조직 내부 간, 관련 단체-기관 간, 대 정부 간 갈등으로 차질을 빚어서는 결단코 안 될 문화 행사다. 설사 어려움이 있더라도 꼭 성공시켜야 할 행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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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세계적인 대 문화행사를 눈앞에 두고  조직의 수장인 위원장이 퇴진을 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는 그것을 대승적 견지에서 바라보면서도 거기에 따른 의문점은 누군가에 의해서건  해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홍준 위원장의 전력(前歷)으로 볼 때 그동안 그에게 따라 붙었던 일부 부정적인 시각만으로 중책을 무책임하게 팽개칠 그가 아니다.

그의 퇴장을 과거사로 돌리면서도 그 이면을 짚고 넘어가곺은 이유다.

“개인적인 일이 있는 데다, 대회 준비가 제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만큼 내 역할은 끝난 것 같으며, 나 보다 나은 분이 일할 수 있게 자리를 물러나고자한다”는 유홍준 위원장의 변(辯)을 순진하게 믿고 싶지 않은 게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의 퇴진 이면에 현 정권의 입김 내지 조직 내외의 갈등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우리는 이번 유홍준 조직위원장의 사례를 거울삼아 앞으로의 델픽대회 준비에 관계자 모두가 힘써주었으면 한다.

특히 서로 의견을 모으는 ‘합의 연습’을 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