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70년 뒤 겨울 사라져

기상청 연구 결과 "한반도 온난화 속도, 세계 평균 2배"
21세기말 연평균 4도 상승…호우ㆍ가뭄 피해, 태풍 위력 배가

2009-05-07     임성준
70년 뒤 제주도에 겨울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한반도의 온난화 속도가 전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7일 기상청이 국립기상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모아 발간한 자료집인 '기후변화이해하기Ⅱ-한반도 기후변화 : 현재와 미래'에 따르면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1912년부터 2008년까지 96년간 1.7도 올랐다.

비슷한 기간(1912~2005년) 전 지구 평균기온이 0.74도쯤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온난화 속도가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셈이다.

기온 상승과 함께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는 현상이 두드러져 한반도 기후가 열대기후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겨울철 지속일은 지난 100년 동안(1912~2008) 22~49일 짧아져 봄이 빨리 찾아오고, 여름은 13~17일 길어졌다.

강수량도 여름철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해 호우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겨울철 강수 형태가 점차 눈에서 비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약 100년 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의 2배에 도달하면 한반도 연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4도 오르고, 연 강수량은 17%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럴 경우 21세기 말에는 제주도와 울릉도, 동해안, 남해안 지역의 경우 겨울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경고했다.

또 온난화 영향으로 강수량의 시공간 변동성이 커져, 지역에 따라 가뭄이나 호우현상과 같은 상반된 강수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변 바다의 해수면 온도가 오른 탓에 한반도를 지나는 태풍의 위력도 배가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도시화가 상당히 진행된 데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어 여타 지역보다 기온의 상승폭이 크다"며 "이런 진행속도라면 머지않아 한반도의 생태계가 완전히 변화하고 열대성 질병이 확산되는 등 기후변화의 폐해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