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기사인지 홍보자료인지… '니들이 고생많다, 응'

일부 인터넷 경제매체 '한국타이어' 방문기사 편향 논란

2009-05-04     제주타임스

경기도 가평군에서 기자, 경찰관, 국정원 직원에게 촌지를 돌린 사실이 밝혀져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20만원에서 50만원 씩 챙겨 온 인물들이 있는가 하면 억울하게 이름이 올라 간 언론사 기자들도 등장하고 있다.

테마가 있는 뉴스변상욱의 기자수첩아주 '獨'한 인터뷰‘그바보’, ‘신데렐라맨’ 제치고 주말 재방송 1등고궁· 능에서 어린이날 연휴 즐기자 5월 잇따른 ○○날에 보는 맞춤 공연들언론계에 번진 뱀파이어 바이러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알려진 대로 2008년 1월 15일 00일보 30만원, 1월 24일 가평경찰서 정보과 30만원 2월1일 명절맞이 가평서 정보과장 30만원, 2월 5일 군정 홍보 차 격려금 지급 모 방송 보도본부 기자 20만원, 2월 27일 주재기자 격려금 30만원, 4월 15일 국정원 직원 격려금 50만원…사연은 이렇게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가평군민을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다고 쯧쯧.

한편 가평군수와 인터뷰를 했던 모 신문 취재팀. 약속 시간에 맞춰 가느라 점심 식사를 허겁지겁 햄버거로 때우고 제 시간에 인터뷰를 끝낸 뒤 곧바로 회사로 복귀했으나 군청의 기록에는 '30만원 촌지 지급'으로 등장한다.우리가 언제 돈을 받았느냐 가평군을 찾아가 다시 취재한 결과 30만원 내놓으니 안 받아서 그 돈은 나중에 접대용 특산물 사는 비용에 포함시켜 썼다고 배달사고를 시인했다. 장부정리 제때 못해 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확인서 받아서 회사에 제출.

현재 광주전남기자협회에서는 '사이비 기자 근절운동’에 나서 특별대책위원회까지 설치하고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고 있다. 그리고 지역의 주요 공공기관과 기업체에 공문을 보내 신고하고 상담하도록 당부했다.

광고를 강압적으로 강요하는 행위, 금품 수수, 이권 개입 등의 비리를 저지르는 기자들. 그리고 언론사들 중에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면서 알아서 벌어 쓰라 식의 배짱을 튕기는 사이비 언론사, 기자 채용에서부터 광고직원 겸직으로 채용하는 편법 등을 지적하며 누구든 신고해 달라고 당부.

4월 들어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건설현장에 가서 불리한 기사를 쓰겠다며 협박하고 돈과 광고를 뜯어내고 잡지 구독을 강요한 기자 3명이 공갈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검찰과 경찰이 사이비 언론 특별단속에 들어 간 상태이다.

영남지역에서도 K일보 K기자가 모 대학으로부터 700만원을 받아 형사입건됐다. K기자는 지역 약국을 돌며 무허가 약을 팔고 있다는 내용을 취재한 뒤 약국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언론계에 남 뜯어 먹는 뱀파이어 바이러스가 판찬다니 이거야 원…

인터넷 경제지의 현장 르뽀 '그래 니들이 고생 많다'

한국타이어는 2006년 5월부터 금산공장과 중앙연구소에서 7명이 심근경색으로 돌연사 한 것을 비롯해 폐암, 식도암 등의 질환으로 모두 17명이 숨졌다.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등이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마땅한 답을 찾지 못했다. 과로와 고열, 화학물질 등 3 가지 중 화학물질 쪽이 아직 명확히 사망원인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합성고무에 기름을 태울 때 나오는 그을음인 카본블랙과 벤젠, 톨루엔 등 기타화합물을 섞는 '믹싱' 공정이 논란의 핵심이다.

2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가 공동대응에 나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고 사망자 15명 중 13명이 산업재해 신청을 해 6명만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았다. 지난 주에도 한국타이어 직원의 돌연사를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최초의 행정소송 판결이 내려졌으나 언론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하다 보니 행정소송이 된 것)

가족을 잃은 슬픔에 더해 소송까지 진행하는 유가족들의 고통은 심각하다. 2007년 8월 언론에 처음 공개되면서 2년간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사건이다.

지난달 27일 인터넷 경제지들이 문제의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을 견학하러 갔다. 한국 타이어 본사 차원에서 이미지 쇄신을 위해 본격적인 뒤집기 홍보 전략을 펴기로 한 듯. 견학을 다녀 온 뒤 기자들이 쓴 한국타이어 금산 공장 취재 기사들을 읽어보면 이러하다.

A경제지 - <(르포) 한국타이어, 품질우선주의는 우리 자존심> 최신의 전자동 설비와 로봇기기를 통해 대부분의 작업이 이뤄지는…2006년 이후 이슈화된 근로자 돌연사 문제는 회사 이미지에 흠집을 냈다. 공장 관계자는 ‘역학조사결과 유기용제 솔벤트 등 화학물질에 의한 심장성 돌연사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타이어 재료 카본블랙 역시 발암요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져 있다’고 주장한다. 공장장도 ‘한국타이어 평균 퇴사율이 1% 미만이라며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이후 자녀들을 한국타이어에 입사시키려는 직원이 오히려 많아졌다. 환경,보건,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인간친화적 작업환경을 만들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B경제지 - <(현장취재) 기지개 켜고 있는 한국타이어 금산공장>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세계 타이어 업황이 위축된 상태지만 한국타이어 만큼은 현상유지를 넘어 글로벌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공장장은 ‘세계적으로 이만한 타이어 공장이 없다’고 말한다. (돌연사 등 산업재해 이야기는 아예 없다.)

C경제지 - <한국타이어 세계일류 작업환경 구축 중>한국타이어는 2011년까지 300억원을 투자해 환경,보건,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통합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병원급 기관을 선정해 직원들의 건강진단을 한다. 보건관리 인원도 늘렸다. 인간공학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공장장은 ‘우리 공장에 대해 사실 관계 확인 없이 보도한 측면이 있다. 작업환경이 그리 나쁜데 퇴사율이 이리 적고 자녀들을 우리 공장에 입사시키려는 사람들이 늘겠는가’라고 말했다. (문제의 공장 탐사보도는 뒷전이고 아예 언론 비난 쪽으로…)

D경제지 - <돌연사 논란 한국 타이어 공장 가보니…>근로자들, 카본블랙 위험은 커피랑 비슷하다. 금산공장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망한 직원들은 믹싱 공정에서 일한 것도 아니고 산업재해로 승인받은 사람도 13명 중 6명뿐이다. 실제로 공장은 고무 타는 냄새가 나긴 했지만 공장이 아니라 사무실 같았다.

변  상  욱
CBS 大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