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지금은 감성행정 시대!
한나라당 대선 후보경선이 한창이던 2006년 10월, 강원도 어느 지역에서 수만의 당원들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는 ‘젊은 그대’를 힘차게 불렀다. 잘 부르건 못 부르건 그건 제쳐두고 목청껏 부르며 연신 몸 사위도 놀렸다. 참석자들도 백 댄서를 자처하며 환호를 보내 주었다.
같은 시각, 이명박 후보는 초등학교 시절 아이스크림을 팔던 그 때를 연상하며 아이스깨끼 통을 어깨에 메고 “아이스깨끼 사려~”를 외치면서 ‘그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도 지금의 내가 여기까지 왔노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인간의 이성은 20%인 반면 감성은 80%에 달한다. 그러기 때문에 문자의 정보력보다 오감을 자극하는 추억의 호소력이 더 짙기 때문에 그들 모두 표심을 잡기위한 감성정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행정기관에서 민원처리에 격분한 고객을 누군가 다가와 커피 한 잔을 내다주며 잠시 울분을 가라앉히게 하였다면 이것 역시 적극적인 감성행정이다.
최근 서귀포시는 매달마다 개최하는 직원조회를 탈권위주의를 표방하며 참여형으로 시도하고 있어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일으키고 있다. 직장 동호회로 구성된 밴드공연과 문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공무원 시인의 시낭송회에 이어 다가오는 5월 조회는 직원 자녀 공연에 의한 가정과 직장의 만남을 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실 그동안 직원조회는 표창수여의 박수부대로, 격려보다는 채찍과 질책을 듣는 어눌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어 갖은 구실을 대며 참석을 꺼려하는, 그야말로 인기 없는 정례행사이었다.
또한 서귀포시는 시민감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납세자 중심의 지방세 편익시책, 직원 교통봉사대, 알림콜 서비스, NO탁상 OK체험 등 99가지 감성시책을 발굴해 행정에 접목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아무튼 이참에 각종 행사, 축제와 같은 휴일동원으로 그동안 파김치가 된 조직분위기를 추슬러 감성행정에 의한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나아가 시민감동 행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강 문 상
공무원/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