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수면 상승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2009-04-22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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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海水面) 상승이 전 지구적(全 地球的)인 중요 문제로 떠 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남극과 그린란드 등의 빙하가 계속 녹아 섬나라를 비롯한 육지부(陸地部)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멕시코 국립대학의 한 연구팀은 금세기에 해수면이 4~6m까지 올라가 대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보고서를 ‘네이처’지(誌)에 발표한 바 있었다.

 이 연구팀만이 아니다.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빙하가 완전히 녹는 최악의 경우 해수면이 7m까지 올라가 몰디브나 방글라데시 등 바다에 접한 저지대 국가의 도시들이 물속으로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고 이미 경고해 두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의 과학자들도 지난 3월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 놓고 있다. “다음 세기 중 뉴욕-보스턴-워싱턴 등이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이다.

 심지어 연구소에 따라 쿠바의 경우 2050년에는 국토의 6%가 물에 잠기며,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는 완전 바다에 잠길 것으로 예측돼 이주(移住)해야 할 처지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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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듯 해수면 상승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외국의 예만은 아니다.

바야흐로 우리 제주도에도 그러한 위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바로 지난 21일이다. 제주도청 제2청사에서는 제주발전연구원이 ‘기후변화 영향 평가 및 적응 모델 개발’에 대한 1단계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었다.

 이 발표를 보면서 우리는 금세기 안에 있을지도 모를 제주도의 대재앙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서귀포 지역의 경우 평균 해수면 상승률이 6mm/year, 제주는 5mm/year로서 전 지구(全 地球) 해수면 평균 상승률 1.8mm/year 보다 무려 3배나 높다는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2005년 한림읍 옹포리 일대의 바닷물이 넘쳐난 것도 유사(類似) 스나미 현상이라는 것이다.
 
연구발표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대정읍 산방산 앞 용머리 해안 산책로는 만조 때 바닷속에 잠겨버려 관광코스 역할을 못하고 있지 않은가.

 지구촌의 다른 지역보다 제주도가 유독 해수면 상승률과 시기가 높고 빨라진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제주 해수면의 상승 추세가 이렇다면 해안가 마을이나 도시의 바다 침잠(沈潛)이 어찌 몰디브나 방글라데시, 또는 쿠바나 투발루뿐이겠는가.

 우선 제주도를 더 걱정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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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지구 온난화로 인한 문제가 해수면 상승만이 아니다.

과수-농작물의 변화, 한라산 식생의 변화, 바다 어류 등 해산 자원의 변화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만 이것들은 대안(代案)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과수-농작물은 온대나 아열대 식물로, 어류 역시 해류의 온도 따라 열대어나 아열대어로, 그리고 한라산 고지대는 거기대로 기후변화에 맞춰 새로운 식생이 형성될 터다.

 그러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재앙은 사정이 다르다.

땅 자체를 바다에 수몰(水沒)시켜버리는 데야 어쩔 것인가.

그렇기에 제주도는 모든 역량을 쏟아 해수면 상승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미리부터 짜 내야 한다. 그러할 때 반드시 방법이 있으리라 믿는다.

 제주의 해수면 상승을 역 이용해 기막힌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안이 없으란 법도 없다.

이런 경우를 두고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아마도 ‘해수면 대책 기금’ 같은 것이 필요할 것이다.

수십년, 아니 반세기 이상 앞선 기금 설치는 앞을 내다 본 매우 현명한 일이 될 수 있을 줄 안다.

지구 온난화 대책 중 해수면 대책이 최우선 순위가 돼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