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개발사업기금' 운용 헛점

99년부터 10년동안 57%만 활용…일부 자금회수도 불투명

2004-10-25     고창일 기자

골프장의 홀당 부담금을 재원으로 마련된 주민참여개발사업기금이 운용에 허점을 드러냈다.
제주도는 1996년부터 지역주민에게 지원되는 이 자금의 이율을 내년부터 3%인 농어촌진흥기금, 3.53%의 관광진흥개발기금 수준으로 낮춰 도민 수혜폭을 늘리기로 했다.

반면 이 기금이 운용된 지 10년이 가깝도록 57%의 운용실적을 보이는 데 그치고 있을 뿐 아니라 1999년부터는 매년 1건, 2001년 및 지난해는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금의 종전 이율은 4%로 일반 금융권보다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광 관련 사업에 나서는 도민들이 선호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자금을 조성한 제주도가 그 동안 이를 적극 활용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이 자금을 사용한 일부 업자들이 상환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도의회 등에서 제기된 바 있어 자금회수를 포함, 운용에 대한 재검토가 절실한 형편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역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개발사업을 지원육성하고 개발이익의 지역환원을 통해 고용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주민참여개발사업지원기금 규모는 모두 68억5900만원에 이르고 있다.

1996년 Y관광농원 1억6000만원 지원을 시작으로 1997년 7건 12억800만원, 1998년 9건 12억2900만원, 1999년 같은 업체 2회 1억1000만원 등의 융자실적을 보였다.
2000년에는 실내사격장 1개소 5억원, 2002년 펜션 1건 2억원, 올해 펜션 1건 5억원 등이다.

이 기금이 조성된 후 9년 동안 도민들에게 지원된 액수는 39억700만원으로 무려 29억5200만원이 다급한 지역 경제사정에는 아랑곳없이 도 금고에서 허송세월 한 셈이다.

또한 자금의 쓰임새를 보면 2000년 실내사격장 사업을 제외하면 관광농원 조성 7개소를 비롯 민박가옥 46동, 펜션업 2개소 등으로 편중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내년부터 금리를 낮추는 한편 지원대상사업을 확대. 발굴하여 도민 수혜폭을 늘려 나가겠다"며 "자금회수는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