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우도 소라축제의 미각

2009-04-16     제주타임스

                            

  며칠 전 섬 속의 섬 우도에서 3일간의 쾌청한 봄 날씨에 첫 소라축제와 다섯 번째 건강걷기를 열리곤 했다.
  천혜의 빼어난 경관과 지역 특산물 홍보와 함께 먹을거리를 문화적 여건에 걸맞게 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까 염려스러웠지만 날씨도 한몫 한 성황리에 관광객들에게 미각의 맛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계기이었다.

  우도는 연 간 100만의 관광객을 왕래하는 관광지이지만 자연풍광만을 볼거리로 스치고 지나곤 하는 관광지다.

  젊은 청년들과 부녀들이 지혜를 모아 행정의 도움으로 턱없이 모자란 경비와 짧은 기간이지만 청정 바다에서 해녀들이 직접 생산한 소라로 축제의 상품으로 거듭나는 데 손색이 없는 상품으로 자리 할 것이다. 

  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녀들이 직접 잡은 소라를 중간 상인을 걸치지 않고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해준 관계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가장 질 좋은 소라로 정평이 나 있어 먹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시 찾곤 하는 으뜸 해산물로서 날로 또는 삶아서, 회, 물회, 묻침, 구이, 젓갈, 죽 등 찬거리에서부터 식품으로 다양하게 먹는 방법과 내장까지 버릴 것이 없는 해산물이다.

  출향인사들의 정겨운 자리는 어려웠던 시절 먹고 살기위해 겨우 사회의 걸음마로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 정착하고 반세기 전후 헤어지고 처음 만나는 기수별 동창들은 몰아보는 이들도 있어 손을 잡고 어색한 표정으로 나 누구야 너 누구 아니니 하며 어정쩡한 모습에 글썽이는 눈물에 또 다른 향수의 감회를 느끼곤 했다.
  초등학교 시절 코흘리개로 돌아가 담임선생님 이름 기억하기, 선생님께 벌을 받았던 험담의 추억, 학교가다 중간에서 땡땡이를 쳐서 남의고구마 밭을 헤집고 다녔던, 교실나무 바닥 양초 질을 하고 마른걸레로 광을 냈던, 그룹으로 집집을 전전 하면서 우동 해먹기 등 요즈음 아이들에게는 상상이 되지 않은 개구장이의 추억담 이다.

그렇게 높게 만 보였던 밭 돌담 겨울에 눈보라 칠 때는 책보자기를 어깨대각선으로 매고 허리를 구부려 눈보라를 피하고 다니던 밭 돌담들이 지금도 변하지 않았는데도 왜 그리 낮게 보이는지 추억에 서린 눈시울을 붉힐 때는 절로 목이 메곤 했다.

얼마나 힘든 삶이었으면, 한 잔술에 울고 웃고를 반복하면서 시간가기를 아쉬워하는 모습은 동심의 마음이었다.

  특히 마지막 날의 건강걷기는 화사한 봄 향기에 밭에는 노란 유채꽃이 만개되어 관광객들에게 작태를, 짙녹색의 마늘잎은 관광객들에서 감사함으로 머리 숙여 절을 하고. 해안가 이중돌담은 선조들이 농사를 짓기 위한 더불어 사는 지혜의 유산으로, 갯바위에는 또 다른 바다 내음이 물신 풍기는 녹색 파래로 우도가 아니면 볼수 없는 장관의 아름다움이었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오밀조밀 하게 펼쳐진 오름 들은 어머니 품에 자식들처럼 숫처녀 젖 가슴으로 부끄러움의 내숭은 정겨움의 극치다.

바다 멀리 드넓은 수평선은 단숨에 달려가 뒹굴고 싶은 충동의 지평선으로 끝이 어디인지 걸으면서 눈의 피로를 쉴 수 있는 환상의 건강걷기 코스다.

  우도가 다른 지역과 달이 땅콩, 마늘, 돼지고기, 소라를 비롯한 마미조, 톳, 미역 등 최고의 식도락가들이 웰빙 식품으로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천혜의 무공해 자연산으로서의 해풍과 천연적인 기후에 자란 으뜸이기 때문이다.

  첫 축제의 경험을 계기로 미흡하고 잘못된 부분은 내년에는 더 성숙된 축제로 거듭날 것을 기약하며 이번 축제 홍보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헤아려 준 언론, 방송 등 기획사와 잠깐이나마 가던 길을 멈추고 찾아주신 관광객들에게도 감사드리고 내년에는 더 친절하고 성심성의껏 맞이하겠다는 약속을 기약 해 본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십시일반으로 육체적인 봉사와 우도를 사랑하고 고향을 동경하는 관광객과 출향인 들의 도움에 감사 할 따름이다.

강  영  수
제주시 우도면 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