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한라산 수력발전 계획
1930년대 어승생 계곡 243m 낙차 이용…200㎾급
2009-04-12 정흥남
일제가 제주강점기인 1930년대 한라산에 소규모 수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발전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일제강점기 제주지방 행정사’에 따르면 일제는 1930년대 수년간 제주지역 강우량을 조사, 수력발전 건립의 필요성과 발전소 출력, 수량, 발전설비 등을 기록한 ‘어승생 수력발전 건설계획’이 있었음을 공개했다.
일제는 어승생 계곡에서 평상시에도 초당 0.5t의 물이 흐르고 많을 때에는 초당 0.112t의 물이 흐르는 것으로 파악한 뒤 이곳에 150마력 규모의 발전기 2개을 사용해 243m 낙차의 수력발전소 건립을 계획했다.
일제는 이곳에서 길이 17m인 수조를 건설, 200㎾의 전기를 생산하는 한편 방류수는 당시 제주읍의 상수도로 재사용하는 점을 검토했다.
일제는 당시 중문 천제연과 서귀포 정방폭포에 대해서도 수력발전 건립 타당성을 조사했으나 낙차가 크기 않고 수자원마저 모자라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일제에 의해 세워진 어승생 수력발전은 1945년 패망과 함께 ‘역사속 계획’으로 남게 됐다.
한편 제주도광역수자원본부는(본부장 고성도) 최근 해발 650m 어승생 Y계곡에 시간당 108㎾의 전력생산이 가능한 소수력발전소 건립을 추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