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앞다퉈 의료관광 신성장 동력 육성
"미용ㆍ성형ㆍ한방ㆍ건강검진ㆍ척추수술 경쟁력 충분"
5월 1일 개정의료법 시행…의료서비스 인식 부족 과제
동북아 의료관광 허브를 꿈꾼다(2)
2009-04-05 임성준
정부는 해외환자가 본격화되는 올해 의료관광객 5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높은 의료 수준, 마케팅 능력 등에서 강점이 있으나, 의료서비스 인식 부족 등 의 약점도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각 지자체들은 이에 맞춰 일본, 중국, 극동러시아, 중동, 북미 등 주요 타깃 지역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상품개발과 판촉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도 의료관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9차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고수익 관광산업인 의료관광을 육성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 내에 전담 조직을 두고 의료 관광객에게는 비자 발급, 출입국 절차, 병원 예약, 관광과 숙박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의료관광 원스톱 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
또 한국에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재입국자가 의료관광비자(G-1)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의료관광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사례와 의료관광 활성화 방안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국관광공사는 8일부터 11일까지 두바이국제전시장에서 열리는 '여성건강제품박람회(Women's Healthcare Show)에 건국대학교병원·우리들병원·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등과 함께 참여한다.
관광공사는 이번 박람회에서 국내 의료기관과 함께 중동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담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또 재외공관의 협조로 쿠웨이트 보건부와 국방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UAE와 오만 등에서도 정부 관계자 및 현지 파트너와 상담회를 갖는 등 의료관광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김배호 관광공사 두바이지사장은 "중동시장은 비만 당뇨 심장질환 등과 관련한 해외 의료관광 수요가 비교적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슬람 문화와 종교에 대한 특성을 고려한 홍보전략을 펼치고 건강검진·미용·한방 등의 서비스와 관광을 접목한 의료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지자체들도 외국인 환자 유치 등 의료관광 활성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첨단복합의료단지 유치를 위해 동남권과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 연합체를 비롯해 제주와 인천, 대전, 충북, 경기, 강원 등 9곳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의료관광이 지역의 신성장동력임을 인식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에 가장 열성적인 곳은 대구가 대표적이다. '메디시티 대구'를 전국에 홍보하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영어, 중국어 등 다국어 홈페이지(www.meditour.go.kr)도 개설해 해외환자 유치에 적극 나섰다.
또한 외국인 의료관광객과 국내 의료진 간 의사소통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국제진료센터 '등 외국인 진료 전담부서를 배치하고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입국절차를 간소화하고 외국어 진단서 발급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는 면세점, 볼거리, 먹을거리 등 관광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한 해 동안 대구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은 외국인 환자는 3만1202명에 달하며 약 50억원의 외화수입이 발생한 것으로 대구시는 추산했다.
서울시는 2007년 2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와 의료관광 활성화 양해각서를 체결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부산시는 병원협회, 관광기업, 대학이 참여하는 부산권 의료산업협의회를 발족시켰다.
특히 최근 엔고 현상으로 서면 지역을 중심으로 쇼핑관광과 함께 성형을 목적으로 일본인 여성 관광객 방문이 늘고 있다.
부산시는 지리적인 이점을 배경으로 일본과 중국, 러시아 해외관광객을 상대로 의료와 문화 관광을 접목한 의료관광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크루즈 여행 중 부산에서 제모시술이나 색소치료, 메디컬 스킨케어 등을 받도록 하는 체험형 의료관광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시설이 우수하고 외국어가 가능한 의료기관 3000곳을 외국인 진료가능 의료기관으로 지정했다.
또 외국인 환자가 의료기관 소개 및 연결, 통역서비스 지원 안내 등을 원할 경우 전문 통역자가 상담해 주는 콜센터(1399)도 최근 문을 열었다.
아울러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JCI(국제의료기관 평가위원회) 인증 획득을 희망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활동과 함께 의료관광 전문인력 양성 및 해외환자 유치설명회 등 의료관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충북 제천시는 2010년 9월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열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전국에 한방특화도시로 입지를 굳혀 한방을 특화시켜 의료관광산업을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베이징 지역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국미용 5일 상품'을 기획, 3월부터 올해 말까지 베이징 현지 6대 여행사와 공동으로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문화관광과 메디컬스킨케어를 접목시킨 이번 상품은 건강검진, 스킨케어 체험 및 비만관리, 한방체험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제주도에서 2박한 뒤 서울을 둘러보는 4박5일 상품이다.
이처럼 국내 의료관광시장에서는 미용, 성형, 한방, 건강검진, 척추 등 외과수술 등의 과목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시장으로는 일본, 중국, 미국, 극동러시아 지역 등이 발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관광공사가 2008년 9월부터 11월까지 아시아 의료관광 경험자와 의향자 926명, 한국 의료관광 경험자 140명, 국내외 의료관광 관계자 40명을 대상으로 한 의료관광 마케팅 시장조사 결과 제시됐다.
아시아 의료관광 경험자들은 단순한 시설.설비보다는 의료진의 수준(48.4%)과 신뢰성(36.1%)을 중시하며, 국가보다는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고, 정보를 얻는 경로에 있어서는 주변의 추천(47.7%)이 가장 비중 있는 정보원이지만, 관련 자료(35.2%)나 여행사 (33.9%) 또한 중요한 정보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권위 있는 진료.서비스와 유명 저널, 잡지 소개 등을 고려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의료관광을 할 때에 쇼핑(64.5%)과 음식 여행(50.0%), 관광지 방문(57.9%)을 사전에 계획하고 입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아시아 의료관광 의향자의 경우, 한국 의료관광 상품에 대해서는 49.5%가 호감을 보였으나, 33.1%만이 실제 이용하겠다고 답해 호감을 실수요로 창출하기 위한 마케팅활동의 강화 등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미용, 성형 및 한방과목을 중점 마케팅 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은 한국 의료 수준에 대한 평가가 높아 다양한 의료관광 영역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는 태국, 싱가포르, 인도 등 경쟁국 대비 선호도가 낮은 상황이지만 자국과 비슷한 의료서비스 수준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라는 점을 중점적으로 홍보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러시아 지역 역시 한국 의료관광 인지도 개선 및 다양한 연계관광상품 개발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우선 필요한 사항으로는 △제도적 측면에서의 개선 △종합적인 홍보활동 전담 조직 운영 △서비스 표준화를 위한 기준 마련 △정부-지자체-병원 간의 명확한 역할 정의 등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개선 및 홍보활동 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지만, 수익성을 중시하는 민간병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초기에 정부 차원의 지원 또한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한국관광공사는 2012년 의료관광객 10만명 유치와 아시아 최고의 의료관광 허브로 부상하기 위해 '의료관광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국내 홍보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설명회 및 전문 박람회 참가 등으로 전 세계 27개 해외지사를 통해 일반인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홍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