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시장 유료주차 ‘논란’

대형매장은 “공짜”...재래시장은 “돈 내라”

2004-10-21     정흥남 기자

대형매장은 “공짜”...재래시장은 “돈 내라”
동문시장 유료주차 ‘논란’
“옷소매 붙잡고 빌어도 올까말까 한데...
쇼핑시간 무료화 등 탄련운영 바람직”


“지나가는 소비자들의 옷소매를 붙잡고 빌어도 올까 말까 한데 대형매장은 받지도 않는 주차요금까지 걷는다면 과연 어느 소비자가 좋아라 하겠습니다”
20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의 한 상인은 대뜸 이같이 반문했다.

제주시가 최근 동문공설시장 건물에 민간자본을 유치, 건립한 대형 주차빌딩을 유료화 한 뒤 시장 상인들과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간 유류주차 논란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도심 및 상가지역 주차장이 유료화로 가야한다는 점에는 상인 및 소비자들 모두 이구동성.
그러나 이곳 이용객들과 상인들은 현재처럼 제주시내 대형 매장들이 모두 무료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마당에 가뜩이나 침체돼 하루 한명의 손님이 아쉬운 입장에 처한 재래시장 이용객들에게 주차장을 유료화 할 경우 소비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시는 36억원의 민간자본이 투입된 동문시장 주차빌딩을 최근 완공, 지난 18일부터 유료화로 운영토록 했다.
제주시는 이와 함께 주차빌딩을 건립한 민간업체에 동문시장 남쪽에 위치, 106대의 차량을 동시에 주차시킬 수 있는 남수각 공영주차장 운영권을 넘겨줬다.

제주시는 민간업체가 건립한 주차빌딩을 20년후에 기부채납 받을 예정이다.
제주시는 주차빌딩 가동과 더불어 민간업체의 영업을 간접 지원하는 차원과 동문시장 주변 불법 주정차 관행을 바로잡겠다면서 시장 주변에 대한 대대적인 불법 주정차 단속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량을 이용, 동문시장을 찾는 시민들은 대부분 주차 빌딩 또는 남수각 주차장에 요금을 내고 차를 세워야 할 형편이다.
문제는 제주시농협의 하나로 마트 등을 비롯해 제주시내 대형매장 대부분이 주차장을 무료로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제주시는 또 서문공설시장 인근 주차장 및 오일시장 주차장에 대해서도 시장 이용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동문시장 이용객들과 시장상인들은 “가뜩이나 재래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추가부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주차장 유료화가 확대, 시행될 경우 재래시장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태연 동문시장 어시장 번영회장은 “시장주변 주차여건 향상을 위해 장기적으로 주차빌딩 건립등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 “시장에서 쇼핑을 하는 시간만이라도 주차요금을 무료화 하는 등 시장 상인들과 이용객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탄력적인 운영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문시장 유료주차 문제에 대해서는 제주시내 교통부서와 경제부서 등 담당부서 조금씩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교통부서는 “막대한 민간자본을 유치해 조성된 주차빌딩인 만큼 유료운영이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