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곧 자산이다

2004-10-20     강정홍 논설위원

국가발전과 구조조정 전문가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엘러만 교수는 경제성장을 하는 데는 두 가지 전술이 있다고 말한다.
그 하나는 상향 평준화이다. 노동자에게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그들에게 노동성과를 자본화하여 재투자토록 하는 것이다. 전후 독일과 일본이 채택한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하향 평준화이다. 기업이 어려움에 놓일 경우 단기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동자를 즉각 해고하고, 사정이 나아지면 노동시장에서 새로운 인력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미국이 제3세계에 주입하는 전술이다.

▶그는 한 자리에서 “한국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의 어조는 단호하다. “분명한 사실은 연간 수천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내면서도 자본과 군사 그리고 외교적 힘으로 이를 버틸 수 있는 미국의 토양은 한국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외국 자본의 비중이 높아지고 주요 상장기업들의 경영권이 외국 자본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현실아래서 우리에겐 어떤 해결책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는 여기서 두 가지 나쁜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외국자본이 한꺼번에 철수 할 때 생기는 잠재적 위험과, 외국자본이 주요 기간산업까지 지배하게 될 위험이다. 만에 하나 그렇게 될 경우, 한국도 제2의 아르헨티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선 기업과 금융기관과의 장기적 거래관계를 복원해야 한다. 그리고 종업원 지주제를 적극 활용하여 기업의 주식지분을 내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조금씩 넘겨야 한다. 그는 종업원 지주제를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진 기업으로 KT 한전기술 대우조선 등을 꼽는다. 이들 기업이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면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고용 측면에서 그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다. 고용이 안정되지 않으면 그 어떤 발전 동력도 발생되지 않는다. 당장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근로의욕인들 생길 수 있겠는가. 손쉽다고 무조건 종사원을 해고하고 보자는 회사치고 잘 되는 회사는 없다. 기업의 단기적 이익을 실현하는데는 그것이 유리할지 모르나,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얻는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사회와 한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자본을 형성하고 그것을 운용하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이 곧 자산이다. 한 사회와 한 조직의 미래는 훌륭한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하는데 달려 있다.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