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피살사건 수사 '원점부터'

제보 권장하고, 이 씨 주변 등 탐문수사 확대해야
'DNA 대조' 의존하다 시간 놓쳐 용의자 잠적 우려

2009-02-24     김광호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 모씨(27) 살해사건 경찰 수사가 공개수사 22일째를 맞았으나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수사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 씨가 실종된 것은 지난 1일 오전 3시께이고, 경찰이공개수사에 나선 것은 지난 3일이다.

이어 5일이 지난 8일 이 씨는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숨진(피살) 채 발견됐다.

정확히 오늘(25일)이 이 씨가 실종돼 숨진지 25일째(경찰 추정) 되는 날이다.

이 사건 수사본부인 제주서부경찰서는 6일 숨진 이 씨의 유류품인 가방이 발견되고, 8일 시신이 발견되면서 상당 부분 수사에 진척을 보이는 듯했다.

가방이 나온 제주시 아라동 및 용의자의 차량이 통과한 애월읍 지역 등 CCTV 영상 자료와 이 씨 시신 주변에서 검출된 제3자 DNA(유전자)는 사실상 결정적인 단서로 보기에 충분했다.

경찰은 이 유전자를 동종 전과자와 사건 당일 CCTV에 잡힌 택시.승용차 등 용의차량 운전자 등의 유전자와 대조하는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긴급 의뢰한 제3자 유전자분석 결과는 동종 전과자 등과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남은 과제는 이 유전자의 주인을 찾는 것과 이 씨시신 가검물에서 더 검출될지 모르는 또 다른 제3자 DNA다.

경찰 역시 가검물에서 또 다른 제3자 DNA가 검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만약, 두 가지 DNA만 확보되면 이 사건 수사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초동수사 과정에서 보듯, 주민 제보와 신고가 큰 역할을 했다.

유류품(가방)이 발견된 것도, 시신을 찾은 것도 주민 제보에 의해서 였다.

주민 제보와 신고는 어떤 사건 수사에서든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경찰은 사건 발생일 전후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주민 제보를 더 적극 권장해야 한다.

아울러 주민 신고를 활성화하는 방안에는 신고 보상금 외에 많은 금액의 현상금을 내거는 문제도 포함시킬 수 있다.

살인 등 주요 사건에는 주변 인물이 관여된 경우가 적잖다.

서귀포시 양 어린이 살해 사건과 구좌읍 여교사 살해 사건의 범인과 용의자도 주변 사람이었다.

경찰이 사건을 다시 원점에서 보고 탐문수사를 확대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사건 수사 역시 처음부터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는 심정과 자세를 지닌다면 예상외의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

경찰은 DNA 대조에 의존하다 시간을 놓쳐 용의자가 잠적해 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국과수의 DNA 확인, 대조 등 과학수사와 별도로 형사들이 머리와 발로 뛰는 탐문수사 강화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