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신청 격감' 가계 호전됐나
지법, 작년 1081건…전년 비해 34%나 줄어
올해 소송 구조 확대로 신청자 늘어날 수도
경제가 어려워진 가운데서도 개인파산 신청은 크게 줄어 의외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한 해 제주지법에는 모두 1081건의 개인파산 신청이 접수됐다. 하루 3건 꼴로 적잖은 신청 건수다.
그러나 이는 전년 1637건에 비해 556건(34%)이나 감소한 건수다.
지난 해 중.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제주지역 경제도 어려웠다.
지역경제의 흐름을 탔다면 개인파산 신청은 작년에 절정을 이뤘어야 했다.
하지만 오히려 지역경기가 비교적 좋았던 2007년에 파산 신청이 봇물을 이뤘다.
어떻든, 파산 신청이 줄어든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만큼 가계 사정이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계 사정의 호조보다는 여전히 신청을 망설이고 있거나, 이미 많은 부분 파산이 이뤄져 신청 대상 자체가 줄어든 자연 감소가 원인일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해 1월(112건), 4월(113건)을 제외하고 매달 50~90건대에 그쳤던 파산 신청이 12월에는 8개월 만에 100건 대(107건)로 급증했다.
특히 작년 중.하반기 이후 경제가 전반적으로 다시 어려워진 점에 비춰 올해 파산 신청도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더욱이 올해부터 법원의 개인회생, 개인파산 및 민사재판에 대한 소송 구조가 확대 시행되고 있다.
60세 이상인 사람과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 부모 가족지원법에 따른 보호대상자 및 장애인이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법원이 변호사를 선정, 신청서 작성서부터 면책시까지 처리해 주고 있다.
현재 지법이 지정한 소송 구조 변호사는 7명이다. 법원은 이들에게 소송구조 신청 건수에 따라 변호사 비용을 대신 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비용 마련 때문에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을 미뤄 온 어려운 계층의 신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