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간관광’ 왜 활성화 못하나

제주시도 ‘야간관광 25시 Zone’ 추진해야

2009-02-15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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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관광이 활성화되면 관광객들의 다양한 관광 욕구를 충족시키고, 주민들도 높은 관광소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국제관광지와 국제자유도시를 추구하는 제주도에 있어 야간관광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야간 관광지가 개발되지 않고 있다.

제주관광을 마치고 떠나는 대부분 국내외 관광객들은 야간에 특별히 가볼만한 곳이 없었다는 점을 가장 아쉬워한다.

볼거리가 많은 낮 경관관광과 달리 날이 어두워지면 더 이상 움직일 곳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관광객들의 이러한 지적이 어제 오늘의 애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십 수 년, 아니 20여년 전부터 야간관광의 필요성이 절실히 제기돼 왔지만, 아직도 ‘이것이다’하고 내세울 관광상품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

물론 제주시 용연다리와 해안도로 일부 구간 및 서귀포시 몇몇 관광지에 조명시설이 갖춰져 있다 하나,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역시 ‘야간 관광지’하면 하와이를 빼놓을 수 없다.

야간 유람선 등 선상관광, 조개껍질을 이용한 민속 관광상품, 그리고 쇼핑거리도 발달했지만,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는 세계적인 야간 관광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하와이 원주민들이 펼치는 민속공연과 함께 향토음식까지 맛볼 수 있는 명소가 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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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말 그대로 국제관광지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이런 형태의 야간 관광지가 개발돼야 한다.

 낮에 경승지 관광에 매료된 관광객들이 밤에도 민속예술 공연과 향토음식의 맛에 심취할 수 있게 하는 독특한 관광지로 만들어야 한다.

성읍민속마을과 표선민속촌은 제주의 민속을 대표하는 마을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민속공연장이 마련되지 않아 명소로서의 부가소득을 창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민속마을에도 관광객들이 체류하도록 하는 관광정책이 필요하다.

성읍민속마을 등 인근에 제주인의 애환을 담은 민속무용과 연극을 공연하는 대규모 공연시설을 갖추는 일이 절실하다.

이와 함께 제주시 근교에도 전통민속마을과 상설 민속공연장 시설이 필요하다.

이 시설이 갖춰진다면 제주관광의 오랜 숙원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제주관광의 관문은 제주시다. 낮에 도내 관광에 나섰던 관광객 대부분이 밤에는 제주시내 호텔 등에서 숙박한다.

물론 중문관광단지와 도내 곳곳의 팬션 또는 민박에 머물며 체험형 관광을 즐기는 관광객들도 많지만, 제주시내를 숙박지로 정하는 관광객들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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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야간관광 개발이 시급한 곳은 제주시다.

하지만지금과 같이 해안도로 등지에 조명시설만 갖춰놓고 야간관광지라고 말할 수 없다.

조명시설과 함께 관광객들이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하다.

용연다리 인근과 해안도로에 소규모 야간 민속공연장을 만든다면 손색이 없는 야간관광지로 부상할 것이다.

서귀포시가 ‘야간관광 25시 Zone’을 지정, 운영할 계획아래 연구 용역에 들어간다고 한다.

야시장 조성 등 야간 관광에 대한 국내외 사례를 분석하고, 야간관광 활성화 컨셉과 최적지 도출, 야간관광 운영 방안 및 투자재원 확보 방안 등이 용역 과제로 제시됐다.

지난 해 초 이미 속초시는 청초호 일대를 야간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야간관광 25시 Zone’ 조성 용역을 실시했다. 국제관광지를 추구하는 서귀포시가 이 보다 1년 뒤진 계획을 내 놓은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뒤늦게나마 서귀포시가 야관관광을 활성화하겠다니 다행이다. 민속 상설공연장과 야간 조명, 레포츠, 카페, 향토음식점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야간관광 25시 존’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제주시도 이런 형태의 야간관광 시설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야간 관광시설이 늦어질 수록 제주시는 무의미한 관광관문 도시가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