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혼률 높은 곳’ 불명예 씻자

2009-02-08     제주타임스

 

제주지역은 전통적으로 전국에서 이혼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왔다.

주로 이혼의 주체가 부인 쪽인 점도 특이하다.

 이를 두고 혹자는 다른 지방에 비해 여성이 생활력이 강하고, 독립심이 강한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부부가 다 만족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 쪽이 넘치면, 다른 한 쪽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넘치고, 모자란 면을 서로 보완해 나가는 부부가 제대로 된 부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의 사유가 있으면 이혼해야 한다. 다만, 충동적인 이혼은 본인 뿐아니라, 자라나는 자녀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물론, 부모가 이혼한 가정의 자녀가 더 훌륭하게 자라는 경우도 많지만, 여전히 청소년기 인격 형성에 문제가 되고, 비행을 저지르는 아이들이 적잖은 게 현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근년 제주지역 이혼률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다행이다.

제주지법이 이혼을 확인해 준 협의이혼 건수가 2003년 무려 2103건에서 지난 해에는 807건으로 확 줄었다고 한다.

불과 5년 만에 협의이혼률이 반쪽 아래로 낮아진 것이다.

아마도 이제는 이혼률 최다 지역의 불명예가 씻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해 이혼률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대폭 늘어난 이혼숙려기간 덕분이다.

대법원은 종전 3주간 줬던 이혼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숙려기간을 작년 6월22일부터 대폭 늘렸다.

양육할 자녀가 있는 경우 제출한 이혼 서류를 확인해 주는 기간을 3개월로, 자녀가 없는 부부는 1개월로 연장해 줬다.

특히 지난 해 제주지법에 협의이혼을 신청했다가 ‘취하 간주’된 건수가 무려 368건에 이른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상당 수의 부부가 길어진 숙려기간에 이혼할 생각을 접었다는 얘기다.

이같은 제주지역의 협의이혼 급감 사례는 전국적인 연구사례가 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