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전환기의 제주 관광

2009-02-02     제주타임스

 


제주도가 600만, 10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으며 '한국관광의 1번지'란 화려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제주도는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전만 하더라도 단연 국내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손꼽혔다.

그야말로 '돈 되는' 관광객을 맞으며 업계가 호황을 누렸다.

이후 관광 패턴의 변화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부쩍 늘고 제주는 단체 관광 위주의 보는 관광지로 전락하기도 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국제회의산업과 스포츠산업을 집중 육성한 덕에 회의 및 레저 골프 관광객들이 증가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관광객을 맞고 있다.

지난해에는 당초 목표치인 관광객 580만명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양적 팽창은 질적인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업계대로 관광객 증가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한다.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던 제주 관광산업은 최근 대내외적으로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외부 환경면에선 환율 상승으로 해외 여행객이 제주로 U-턴하는 추세를 보이며 호기를 맞고 있다.

제주도 관광정책도 현재로선 대규모 위락시설 등 하드웨어 구축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고비용과 불친절 해소란 관광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을 쓰고 있다.

지난해 관광비용의 거품을 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이 시책이 내국인 관광객 증가에 한몫한 점은 인정된다.

제주도는 올해 600만명 관광객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라 소비 심리가 위축된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 목표 달성이 그리 녹녹치 않다.

올해는 더욱이 경기침체로 여행 계획을 축소하고 국내여행으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돼 차별화된 내국인관광객 유치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소비자들이 값싼 여행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돼 강력한 고비용 해소대책이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국민들의 국내 여행에 대한 인식 및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1일부터 8일까지 일반인 267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기침체가 올해 여행계획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국민들은 8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여행계획을 묻는 질문에 '여행 횟수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자가 43.8%로 가장 많았다.

'저가 여행으로 전환하겠다'는 응답은 36.5%, 해외여행에서 국내여행으로 전환하겠다는 응답은 9.7%로 조사됐다.

국내 숙박여행을 할 때 선호하는 일정에 대해서는 '1박2일'을 선택한 응답이 48.9%로 가장 많았고 1인당 평균 여행경비에 대해서는 '5만~10만원'이라는 응답이 37%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가고 싶은 국내 지역으로는 제주(26.8%)를 선택한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강원(25.9%), 전남(14.6%), 경북(9.3%) 순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여행테마를 묻은 질문에는 휴식.휴양(27.4%), 풍경감상(24.7%), 유명 관광지(14%), 축제.이벤트(12.6%) 순으로 응답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고환율 및 경기침체로 인해 해외여행객이 제주로 U턴하면서 내국인관광객 증가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패키지 상품 개발과 고비용 해소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특히 국내 여행지 선호도에서 강원도와 경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내륙지방과 차별화된 마케팅과 항공좌석난 해결책이 시급하다.

가격 인하 및 친절 운동을 범 도민운동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관광객을 병원에서 환자를 대하듯 맞이하고 보살피는 환대정신(歡待.Hospitality)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다.

행정당국의 사실상 강요에 의한 행재정적 제제가 두려워 마지못해 참여하는 캠페인은 금방 사그라들게 마련이다.

항공사들은 성수기는 제외하고 어차피 할인해 주는 비수기에 요금을 깎아주고, 일부 음식점은 마지못해 선호하지 않는 메뉴 가격을 내리는 등 생색내기식.울며겨자먹기식 으로 참여하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일부 골프장은 여전히 경영난과 인력감축 우려 등을 이유로 카트 대여료 인하에 난색을 보이는 데다 모 골프장은 슬그머니 원래 요금으로 환원시켰다.

성과주의 정책보다는 제주의 미래를 내다보는 내실있는 관광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때다.

언론홍보 및 보고용 실적과 관광객 숫자 중심의 성과가 실제 도민 살림살이로 이어졌는 지, 피부에 와닿는 체감경기로 이어지는 지 당국자들은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임 성 준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