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알뜨르 양여’ 원칙합의 꼭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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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정부는 강정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두 단계로 나눠 체결할 모양이다.
즉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것을 담은 기본협약과 이 기본협약을 토대로 부수적인 문제들을 담은 세부협약이 그것이다.
제주도는 가능한 한 기본협약은 이 달 중으로, 세부협약은 이르면 5월 늦어도 상반기 안에 정부와의 합의를 끝내 강정해군기지에 대한 양해 각서를 매듭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강정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양해각서의 모든 내용은 중요하다.
정부가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을 제주도에 무상 양여하는 문제, 공군 남부탐색구조대 창설 문제, 해군기지 후보지가 있는 지역에 대한 특별지원 문제 등 등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주시하는 것은 양해각서 기본협약과 세부협약에 알뜨르 비행장 무상 양여와 공군 남부탐색구조대 문제를 어떤 형태로 반영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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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주도는 바로 우리가 예의 주시하고 있는 알뜨르 비행장 무상 양여에 대해서는 양해각서 기본협약에, 알뜨르 비행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공군 남부탐색구조대 창설 문제는 양해각서 세부협약에서 다룬다는 입장이어서 그 결과가 매우 주목된다.
다행히 제주도와 정부 양측은 알뜨르 비행장 무상양여에는 원칙적으로 합의, 양해각서 기본협약에 담기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알뜨르 비행장 무상 양여와 불가분의 상관관계에 있는 공군 남부탐색구조대 문제는 이 기본협약을 기초로 세부협약에서 다루게 되는 데, 여기에서 변수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되는 점이 없지 않은 것이 우리의 심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선 강정 해군기지와 관련, 정부가 알뜨르 비행장을 제주도에 무상 양여키로 원칙적인 합의에 접근했다니 환영의 뜻을 전 한다.
그러나 앞으로 세부협약에서 논의 될 공군 남부탐색구조대 창설 문제가 도민들의 뜻하는 방향과 어긋난다면 알뜨르 비행장 양여도 아무런 뜻이 없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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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솔직히 기본협약에서는 정부가 알뜨르 비행장을 제주도에 무상 양여키로 협정하되 세부협약에서 이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
예를 들어 기본협약의 알뜨르 무상 양여를 조건으로 제주도 내 어느 지역에든 공군 남부탐색구조대를 창설하게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알뜨르 무상양여를 기화로 그 비행장 부지에 제주 제2공항을 유치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남부탐색구조대의 군용공항과 겸용토록 하는 잔꾀를 써서도 안 된다.
이를테면 어떤 명분을 내 세우더라도 제주도내에 군용공항이 들어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곧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지피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물론, 제주도 당국-일반 도민에 이르기까지 해군기지 추진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분열과 갈등, 불신 등을 얼마나 뼈저리게 체험해 왔고 또 지금도 체험하고 있는가.
우리는 바라거니와 알뜨르 양여에는 조건이 없어야 한다.
공군 남부탐색구조대가 알뜨르 양여의 전제 조건이라면 차라리 무상양여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
따라서 해군기지 양해각서 세부협약 에는 공군 남부탐색구조대를 아예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제주도 당국이 사안(事案)을 잘못 판단, 세부협약에서 공군 남부탐색구조대를 수용했다가는 해군기지 갈등과 같은 곤욕을 다시 한 번 크게 치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알뜨르 비행장 무상양여 원칙은 공군 남부탐색구조대와 연결시키지 말고 꼭 지켜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