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맞이 서민들 한숨만
월급은 제자리 물가는 계속↑…차례상 비용 전년 대비 9.8% 인상 전망
주부 강모씨(40·제주시 이도2동)는 설을 앞두고 치솟는 물가 소식에 답답한 마음과 함께 걱정이 앞선다.
남편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가 치솟으면서 지난해보다 차례상(4인 가족 기준)준비 비용이 지난해보다 9.8% 상승한 17만121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직장인 고모씨(45·제주시 도남동)도 다가오는 설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웃어른 선물을 준비하려 하지만 얇아진 지갑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모처럼 웃어른을 찾아뵙는데 빈손으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선물을 준비하다 보면 만만치 않은 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니고 있는 직장 형편이 좋아져서 설 보너스가 두둑하게 나올 경우 사정이 조금 달라지겠지 하는 희망은 가져본다.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와 직장을 다니는 이모씨(36)는 항공편 예약 전쟁을 치르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천정부지로 오른 비행기 요금에 부담이 앞선다. 아내와 아들 2명의 항공기 요금을 합치면 꽤 많은 돈을 써야 해서 심기가 편치 않다.
경기 부진과 물가 상승으로 설 차례상을 준비하는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면서 설 제수품 등의 알뜰 구매를 위한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올해 설 선물세트도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와 마찬가지로 실속형이 주를 이르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가 부진한 탓으로, 대형마트들이 실속형 선물세트를 강화하며 소비자 마음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
신세계 이마트는 1만∼3만원대 저가형 상품군을 올해 설에는 청과와 굴비 등 신선식품 상품군으로 확대했다. 대표적인 서민형 선물세트인 생활용품과 가공식품은 1만∼2만원대의 저가형 선물세트의 물량을 지난 설보다 20% 늘려 총 550만세트를 준비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설때보다 가격과 용량 등을 최소화한 ‘초저가, 소용량, 자체브랜드(PB)’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설 선물세트로 준비한 370만세트 가운데 30% 이상을 저렴한 가격의 실속 세트로 마련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쇼핑몰들도 할인폭을 확대하며, 소비자 잡기가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