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방적 밀어붙이기는 곤란

2009-01-06     제주타임스

 

 새해 벽두부터 ‘강정마을’이 시끄럽다.

 해군 당국이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생태계 조사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군은 5일, 강정마을 해안선 3.5km구간 해역에 대한 생태계 조사를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강정마을회와 어촌계, 사회단체, 종교계 등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들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쳐 이날의 일방적 생태계조사는 일단 유보했다.

 이 같은 반발은 해군 측이 스스로 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군 측은 그동안 주민동의와 합의를 통해 생태계 조사 등 환경영향 평가에 임한다고 수차례 밝혀왔었다.

지역주민, 환경단체, 도 등 관계기관, 전문가 그룹이 참가하는 공동조사 입장을 밝혀왔었다.

 그렇지만 이날 이 같은 공동조사나 주민 동의 절차나 참여는 물론 환경부나 국토해양부, 제주도 등 관계당국조차 불참한 가운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다 주민반발에 부닥친 것이다.

 이에 대해 해군 측은 “환경부의 지시로 행정절차 차원에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지역주민이나 도 등 관계기관에 한마디 언질이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조사를 강행하려는 것은 지나친 처사다.

이는 마을 주민은 물론 제주도의 행정적 기능이나 역할을 무시한 독선에 다름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제주지역 여론이 분열되고 마을 주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이를 봉합하여 주민동의를 구한다고 해도 해군기지 건설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야말로 ‘군사작전’ 하듯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해군에 대한 제주도민의 불신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순리에 따른 절차적 추진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