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지금은 어느 판사의 일화를 되새겨 볼 때

2008-12-31     제주타임스

최근 경기침체로 도내 실업급여신청자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도내 기업의 부도와 폐업으로 임금체불액이 크게 증가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이 2년새 갑절이상 늘어 점심시간이면 교실을 나와 교정을 맴돌거나 수돗물로 빈속을 채우는 학생이 많다는 가슴 아픈 기사도 본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10년전 IMF경제위기 때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업률의 증가로 경제범죄와 생계형범죄가 증가하고, 이혼률의 증가로 가정이 해체되고 방치된 아이들의 청소년범죄가 증가하는 아픈 기억  말입니다.

불행히도 지금의 경제불안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다시 반복하게 된다면 사회는 크게 불안하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유야 어찌됐든 급증하는 범죄자에 대해서 검거하고 처벌하는 것은 경찰의  임무입니다.

 그런데, 과연 법대로 처벌하기만 하면 사회불안은 감소  하고 살맛나는 세상이 될까요.

몸에 병이 있어 고름이 생겼을 때 그때그때 고름을 짜낼 수 도 있고, 좋은 약으로 병을 다스려 고름을 생기지 않게 할 수도 있습니다.

경찰의 법집행은 문제의 증상을 그때그때 치유하는 것이지 문제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국가의  사회안전망 확충, 지역사회의 지원 확대, 이웃의 관심과 사랑 같은   우리 모두의 몫인 것입니다.

이러한 뜻에서 미국의 라과디어 판사의  판결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 할아버지가 수중에 돈이 없고 배가 고파 빵을 훔치다 잡혀와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재판을 맡은 라과디어 판사는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할아버지, 법은 법입니다.

 저에게는 법대로 시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할아버지에게 10달러의 벌금형을 내리겠습니다."  

 그런 후 자기 지갑에서 10달러짜리 지폐를 한 장 꺼 내보이며 배심원들에게 말합니다.

"이 할아버지로 하여금 빵을 훔치게 만든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에게도 벌금을 물리겠습니다.

저는 10달러, 여러분은 5센트씩 벌금을 내시기 바랍니다." 

 이 일화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신  민  우
제주서부경찰서 노형지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