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오래 사느냐”
노인의 “빨리 죽어야지” 표현은 3대 거짓말 중 하나라는 우스개가 있다. 상인의 “밑지고 판다”와 노처녀가 “시집 안가겠다”가 하는 말은 나머지 거짓말 우스개 시리즈에 속한다. 정상적 인간이라면 누구나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다. 노인이 한숨처럼 내뱉는 “빨리 죽어야지” 표현은 이런 욕망의 역설적 드러냄이다.
▶오래 사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발표들이 이어지고 있다. 원인을 규명하는 것과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연구들이 마치 쇼 윈도에 진열된 것처럼 마구 선을 뵈면서 그 선택을 놓고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나온 장수에 대한 연구를 종합하면 유전자설, 식사습관설, 환경설, 성격설 등 다양하다. 장수의 원인은 유전자가 30%가 작용한다는 설이 유전자설이다. 이른바 부친의 수명이 자녀의 수명과 연관이 있다는 이 설은 인간수명의 숙명론과 같다. 나머지 설 들은 우리가 노력여하에 따라 수명을 연장할 수도 짧게 할 수도 있다는 노력 가능론이다.
▶러시아 코카서스 지방 등 세계의 유명한 장수촌의 사람들의 장수연구는 주로 식사와 환경에 조명돼 있다. 계절 등 자연환경이 적합하고, 식염의 섭취량이 적고 식물섬유가 풍부한 과일을 풍부하게 먹고 있다. 지방을 뺀 육류도 거르지 않는다. 일본 오키나와는 돼지고기가 장수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장수촌의 백세인들도 육류 ,어류 등 가리지 않고 먹는 것으로 발표됐다. 다만 세끼 식사가 규칙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단명촌에 대한 연구도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티벳과 네팔 등의 지역으로, 대개가 종교적 이유로 바닷고기를 먹지 않고 염장류를 즐긴다. 고지대 등이어서 기후 등 환경이 좋지 않았다.
▶구약에서 아담은 930세까지 살았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수명을 최고 8만세로 설정하고 있다. 이런 비유를 들면서 인간의 수명 연장에 대해 한없는 욕망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오래 산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어떻게 오래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저 목숨만 부지한 채 오래 생명만을 연장하는 삶이냐, 활기차게 이웃에 봉사하면서 보내는 노년이냐는 앞으로 장수학의 또 하나의 과제가 돼야 할 것이다. 이런 장수국가가 되려면 우리의 식사습관이나 환경등이 더 좋아져야 하겠지만,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안정도 중요하다. 지금처럼 서로가 서로를 헐뜯고 분열하고 하는 한국의 상황에서 산촌 같은 곳이 장수촌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