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노루 수난시대 '로드킬' 증가

제주시, 덫ㆍ들개 피해도 잇따라…올들어 88마리
"운전자 주의, 생태통로 조성 등 대책 마련 시급"

2008-11-27     임성준
야생 노루가 도로에 뛰어나와 차량에 치여 죽는 '로드킬' 사고가 잇따르고 덫과 들개에 의해 희생당하는 등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27일 제주시에 따르면 올 들어 로드킬 등으로 인한 노루 피해는 모두 88마리로, 이 가운데 78마리가 숨졌다.
특히 로드킬 피해가 57마리로 가장 많고, 올가미나 덫 등 불법 수렵기구에 의한 피해 7마리, 들개에 의한 피해 13마리 등으로 집계됐다.

로드킬 피해가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가운데 5.16 횡단도로와 산록도로, 관광도로 등 주로 중산간 지역에서 야간에 발생하고 있다.

덫과 올무 등 불법 수렵기구에 의한 피해도 늘고 있는 가운데 수렵시즌이 시작되면서 총기에 의한 밀렵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상을 당한 노루의 경우 한라동물병원과 노루생태관찰원에서 치료를 한 뒤 생태관찰원에서 보호하고 있으나 예민한 성질 때문에 대부분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경부가 포획을 금지하고 있는 노루 피해는 지난 2006년 68마리(사망 58마리, 부상 10마리), 2007년 94마리(사망 80마리, 부상 14마리)로 급증하는 추세다.

제주시 관계자는 "노루는 야간에 도로를 건널 때 자동차 전조등 불빛으로 즉시 피하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는 습성에 따라 차량 충돌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방에 노루가 발견되면 서행을 해 노루 피해가 없도록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대부분 중산간 도로에 생태통로가 부족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정확한 실태파악과 친환경도로 조성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