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골퍼 제주로 몰린다
주말 '부킹 전쟁'…골프관광객 25% 증가
높은 환율에 그린피ㆍ카트료 싸진 탓
2008-11-12 임성준
12일 도내 주요 회원제 골프장에 따르면 회원과 비회원을 가릴 것 없이 예약(부킹)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 모든 골프장들이 11월 한 달동안 주말은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인데다 12월도 주말 예약은 힘든 실정이다.
환율상승 여파로 동남아와 중국 등 해외로 나가려던 골퍼들이 제주도로 발길을 돌리면서 도내 골프장들이 연일 만원을 이루고 있다.
36홀 규모의 S 골프장의 경우 주말 예약 대기팀만 30여팀에 이르는데다 회원 조차 예약을 받지 못해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골프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환율 상승 여파도 있지만, 경기가 안좋은 요즘 분위기에서 주변 시선을 의식해 외국에 나가기 보다는 제주도를 선호하고 있다"며 "골프장들도 골프텔에서 묵는 조건으로 부킹을 받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 공무원은 "골프장 부킹 청탁을 많이 받았지만 요즘처럼 주말 부킹이 힘든 경우는 드물다"며 "예전에는 골프장 부킹은 해놓고 항공권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요즘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해 최근의 '부킹난'을 반영했다.
제주지역은 타 지방에 비해 그린피(골프장 이용료)가 싼데다 전동카트 이용료를 6만~8만원에서 4만원으로 인하하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거의 빈자리가 없는 실정이다.
B골프장 관계자는 "이같이 최근 들어 부킹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골프 시즌인데다 환율상승에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날씨 때문에 육지부 골프장들이 대부분 폐장하는 겨울철엔 더욱 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제주를 찾은 골프관광객은 7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14만여명) 늘었다.
항공사들도 제주노선의 경우 동계스케줄(10월26~ 3월28일)을 조정, 주당 144회 늘어난 848회를 운항해 공급석을 주 25만7126석에서 30만3870석으로 18% 늘렸다.
제주도 관계자는 "중국 수준의 그린피 및 카트료 인하와 함께 일부 골프장이 캐디선택제를 도입해 수준 높은 골프관광객들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골프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며 " 동남아 등 해외 골프를 즐기던 관광객들이 발길을 제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