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름 바뀐 '제주 말 사랑싸움'

2008-11-04     제주타임스

 다행이다. 내년 음력 정월 대보름 들불 축제에서 다시 ‘말사랑 싸움 놀이’를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음력정월 대보름 들불 축제 기간인 내년 2월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제주 마 사랑 찾기’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말사랑 싸움 놀이’의 다른 이름이다.

 제주 마 사랑 싸움 놀이는 제주 곳곳 초원에서 방목되던 수말이 암말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던 모습을 1997년 들불축제 이벤트로 재현하여 공개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내용의 개정 동물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중단 됐었다.  

 정부가 타시도의 소싸움은 민속놀이라는 이유로 그대로 유지토록 하면서 제주의 말싸움은 동물학대로 규정하여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도민 사회에서는 전례의 고유민속놀이나 다름없는 말싸움은 안 되고 소싸움은 된다는 동물학대 규정의 편향적 법해석에 이의를 제기하고 지역차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같은 유의 가축이면서 소는 되고 말은 안 된다는 것은 제주를 차별하기 위해 법 운영이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법 해석이나 법 운영에 대한 이 같은 비판이 계속되자 정부는 슬그머니 이름을 바꿔 말싸움도 허용한 것이다.

 정말 어이없고 웃기는 일이기는 하지만 정부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사라질 뻔 했던 제주고유의 민속놀이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 것이다.

 차제에 제주 말 사랑싸움 놀이가 제주의 특화된 관광 상품으로 발전되어 제주이익에 기여 할 수 있도록 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