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사람들끼리 도우며 살아야죠'

훈훈한 인정 몸소 실천 부영범씨

2004-10-05     한애리 기자

"어려운 사람들끼리 서로 도우며 살아야죠"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흉흉한 사건사고가 만연한 요즘 저소득주민들끼리 훈훈한 정을 나누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어 화제다.
북제주군 한림읍 부영범씨(46).

부씨는 지난 5월부터 매일 자신처럼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주민이나 장애인들의 집을 찾아 낡고 헌 문짝을 갈아주기도 하고 몇 년 째 물이 샌 흔적이 역력한 실내 벽지를 깨끗하게 갈아주는 등 북제주군의 집수리사업단으로 활동 중이다.
오전 일찍부터 저녁까지 일해서 받는 일당은 2만7000원 정도.

부씨는 6년 전 제주시 탑동 바닷가에 빠진 지금의 부인을 구했다. 또 그 사건이 인연이 됐는지 지금껏 부부의 연인으로 살아오고 있다.
하지만 부씨는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기초생활 보장금을 받으며 생활하는 어려운 처지다.

거기다 부인은 일년에 4개월씩은 병원 신세를 져야하는 환자다.
그래도 요즘은 국고보조금 외에 북제주자활후견기관에서 소개해준 집수리 사업으로 그나마 3살 딸아이의 우유 걱정은 덜었다.
부씨는 "나도 어렵게 살고 있지만 집수리사업단으로 여기 저기 다니다 보면 나보다 더한 안타까운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며 "그래도 이런 사업을 하면서 서로 말 한마디 희망이라도 주고 받을 수 있어서 흐뭇하다"고 말했다.

복지간병인으로 활동중인 황인순씨도 마찬가지다.
황씨는 3년 전부터 주로 독거 노인들의 간병을 도맡아 하고 있다.
황씨는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 중인 남편과 중학교,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과 살아가고 있지만 혼자 힘으로 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것이 다소 무리가 있지만 훈훈한 이웃사랑의 선구자다.

한달 꼬박 월급 50만원. 남편 병원비와 생활비로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선뜻 내놓는 곳이 있다.
황씨가 간호하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황씨는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돈이 없으니까 아쉽게 돌아서는 할머니, 할아버지 뒷모습이 너무 쓸쓸한 지 모른다"며 "한 달 10만원씩은 그렇게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쓰고 있는데 나만이 아니라 이렇게 자활 근로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다"며 쑥쓰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