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새판 짜기' 불 붙었다

에어부산 27일 취항…제주 노선 경쟁 치열
9~10개사 '하늘길 쟁탈전'…"가격경쟁보다 지역기반 시장 확대를"

2008-10-26     임성준

국내 저가항공 시장이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지난 2005년 청주~제주 노선을 취항하며 저가항공 시장에 첫 발을 뗀 한성항공이 지난 18일부터 경영난으로 운항 중단에 들어간 가운데 부산을 기반으로 한 지역항공사 '에어부산'이 27일 취항한다.

이로써 2006년 취항한 제주항공에 이어 올 들어 대한항공의 진에어와 영남항공이 운항을 시작했고, 아시아나의 에어부산이 가세하면서 국내 저가항공 경쟁은 사실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에어부산에 이어 이스타항공, 코스타항공 등이 진출을 준비 중이며 인천타이거도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어 저가항공 7~8개사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항공사 등 9~10개사가 '하늘길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양대 항공사가 주도해 온 국내 항공시장이 제3의 민항시대를 연 뒤 후발 항공사들이 속속 시장에 진출, 좁은 국토에 항공사가 난립하면서 과열 조짐도 보이고 있다.

특히, 알짜 노선인 제주 노선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한성항공 운항 중단 이후 노선이 겹쳤던 제주~청주.김포 노선에 증편을 서두르고 있다.

에어부산은 27일 부산~김포 2대 운항을 시작으로 12월 1일 부산~제주 1대, 내년 4월과 6월에 부산~김포 각 1대씩 총 5대의 항공기를 운항할 계획이다.

출범을 준비 중인 이스타항공도 김포∼제주를 첫 취항노선으로 결정했고, 코스타항공도 울산∼제주 운항 채비에 한창이어서 출혈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10개의 크고 작은 항공사가 경쟁에 나서면서 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한성항공 운항 중단 사태에서 보듯이 가격 경쟁만으로 사활을 건다면 이륙과 동시에 불시착이라는 구조조정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선 지난 20여 년간 양대 항공사의 사실상 독과점으로 국내선 항공요금이 차별화되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 식' 강요된 요금을 내는 대신, 입맛에 맞는 항공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저가항공산업이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지역을 기반으로 한 관광과 비즈니스 고객층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