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하지 말자

2004-10-04     고안석 기자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이 12일간의 열전을 모두 마치고 끝났다. 한국은 당초의 목표보다 낮은 종합 16위에 머물면서 10위권 진입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을 감안할 때 값진 소득임에 틀림없다. 그중 제주출신 선수들의 도약은 홍일점이었다.

남자 육상 100미터와 200미터를, 그것도 200미터에서는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면서 2관왕이 된 홍석만 선수, 역도 90㎏ 급에서 240㎏의 무게를 넉근히 들어올리면서 올림픽과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게된 명실상부한 세계의 역사 박종철 선수의 눈부신 성적은 고향인 제주의 스포츠 위상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은 12일간의 신들의 향연에 동참하기 위해 수년간을 인내하고 노력했으며, 12일간의 열전 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이런 아름다운 모습들을 글이나 사진속에 담으려는 세인들의 관심은 너무나 저조했다.
장애인올림픽 이전에 열렸던 정상인들의 올림픽에 보내주었던 국민들의 열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언론들의 관심 또한 미약하기 짝이 없었다.

올림픽 스포츠 소식이란 거대한 타이틀로 매시간마다 속보로 쏟아내는 이야기들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간간히 전해 오는 소식만으로 경기가 어떻게 되가는지 접할 수 있었다.
이런 무관심속에 한국 선수들은, 아니 세계 장애인선수들은 자신과의 극한의 싸움을 하며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번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을 보면서 말로만 장애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신체적 차이에서 오는 그런 동정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의 관심과 격려다.

“그냥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는 제주출신 미국대표선수인 김정호씨의 말은 장애인들이 운동을 어떻게 시작하기 되는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장애인올림픽을 정상인들의 올림픽보다 먼저 개최하는 것이 어떨까. 그럼 이제까지의 썰렁한 관심이 어느정도는 해소되지 않을까.
12일간의 열전속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 모두에게 ‘그대들의 진정한 인간 챔프’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