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하수 재이용, 녹색성장 자원순환의 지름길이다

2008-10-16     제주타임스

예로부터 제주는 물이 매우 귀했다. “놋 씻일 때 물하영 쓰민, 죽엉가민 다 먹어사 헌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제주의 선인들은 단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끼려는 조냥정신을 몸소 실천해 왔다.

이렇듯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제주 수자원의 대부분을 용천수 또는 봉천수에 의존해 왔다.

다행히 1970년에 확인된 암반 지하수 부존을 통해 비로소 고질적인 물 부족 현상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우리도 연간 수자원의 총량은 3,427백만㎥로 이 중 33.2%에 해당하는 1,138백만㎥는 증발산으로 손실되고, 20.7%에 해당하는 708백만㎥는 하천 등을 통해 바다로 유출되며, 나머지 1,581백만㎥가 지하 대수층으로 함양되고 있다.

그러나 제주지역은 지질특성상 화산토로서 대부분 건천으로 형성되어 있고, 대용량의 용수원 개발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인데다가 급격한 도시화 흐름과 맞물려 2007년 기준 지하수 개발량은 1일 1,709천㎥로 적정 개발량 1,768천㎥의 96.9%에 이르고 있다.

지하수는 본래 강수에 기반을 둔 순환자원으로서 생활 수준의 향상과 각종 개발에 따른 물 사용량 증가로 인해 국지적인 물 부족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일부 해안지역 또한 과잉 양수로 인한 해수 침투의 발생으로 수량뿐만 아니라 수질적 문제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농업용수 수요량이 전체 수자원 이용량의 57%임을 감안할 때 지하수의 보존과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대체수자원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제주에서는 현재 총 8개의 하수처리장에서 하루 120천㎥의 방류수가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류수는 불과 2.7%만 장내용수 등으로 재이용되고 있을 뿐 대부분은 인근 연안으로 방류되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기 위하여, 제주시 서부지역에 사업비 55억원을 투자하여 1일 5천㎥ 규모의 농업용수 재이용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버려지는 물도 환경자원으로 재이용함으로써, 가뭄에 구애 없이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여 전천후 영농기반을 구축하고 연안 오염방지를 통해 청정한 해양생태계 보호라는 1석 2조의 효과를 거두자는 것이다.

그러나 하수처리수 중 염분의 과다 발생, 심미적 저항감, 안전성 확보 등은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는 데 있어 우선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하수처리수 중 염분농도 저감을 위해서는 현재 사용중인 합류식 하수관거를 분류식 관거로 정비하여 관로를 통해 유입되는 해수를 차단해야 하며, 염분을 제거하기 위한 제염처리시설 설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염분제거를 위한 전량 탈염처리에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따를 수 있으므로 고농도 방류수(1000ppm 이상)를 제외한 하수처리수를 적정수준(250ppm 이하)으로 처리하여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저비용 고효율의 재이용 시스템 도입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제주의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발생되는 방류수는 환경자원으로 재이용되어야 한다.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골프장의 관개용수, 지하수의 인공함양용수, 하천유지용수 등 지역에 따라 특색 있는 환경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재이용 사업이 미래의 녹색성장, 자원순환사회를 여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좌  달   희
환경자원연구원 환경산업경영연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