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조->유해조수' 까치 잡아도 끝이 없네

제주시 석달 새 5천마리 포획…한전 6천마리 잡아
농가 보급 까치포획틀 효과…둥지 제거도 추진

2008-10-02     임성준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까치가 잡아도 잡아도 끝이 안 보이고 있다.

길조(吉鳥)로 인식되어온 까치는 원래 제주에 서식하지 않았지만 지난 89년 국내의 한 항공사가 제주 취항을 기념해 제주도에 까치를 방사한 뒤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 지금은 도 전역에 서식하면서 밭작물과 과수를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고 있다.

지난 94년 산림청이 유해 조수로 지정한 뒤 한국전력 등에서 까치 퇴치 작전에 나서고 있지만 까치의 왕성한 번식력으로 개체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실제 제주시가 3000만원을 들여 올해 7월부터 농가에 무료 임대해 설치한 60개 까치포획틀에서 3개월 사이에 5000마리가 잡혔다고 2일 밝혔다.

애월읍에서 가장 많은 1000마리가 잡혔고, 아라동 700마리, 구좌읍 600마리, 한립음 400마리, 노형동에서 300마리가 포획됐다.

제주시는 연말까지 포획틀에서 1만마리 가량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전 예방과 항공기 사고나 기체 손실을 막기 위해 까치 퇴치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전과 공항공사도 올해 9월말까지 각각 6000만리와 100마리를 퇴치했다.

지난해 한해동안에도 한전이 9000마리, 공항공사 200마리 등 9200마리를 포획했다.

이 때문에 까치의 번식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까치알을 제거하는 까치집 철거사업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까치 포획틀이 퇴치사업에 효과를 보고 있음에 따라 내년에 40개를 추가로 설치하고, 까치집 철거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