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사위원장 추천권 문제 있다"

2008-09-29     제주타임스

제주도감사위원회의 독립성 논란이 일고 있다.

김태환 지사가 최근 “차기감사위원장은 행정을 잘 아는 사람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발언이 나오고 나서부터다.

김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독립성과 독자성을 중요시해야 하는 도정 감사기관을 도의 종속적 ‘예속 기관’으로 묶으려 한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렇지 않아도 도감사위원장 추천권을 갖고 있는 도지사다.

이 자체만으로도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그런데 김지사의 발언대로라면 여기에다 행정가라는 특정 그룹인사가 감사위원장이 되어야 한다고 자격을 제한해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독선적 추천권을 행사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된다면 도 감사위원회는 바로 도지사의 직속 하부기관으로 전락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주지역 특성상 수십 년 간 도지사와 한솥밥을 먹었던 행정가 출신이 감사위원장이 될 경우 어떻게 편향되지 않는 공정성과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제주출신이 아닌 제주와 인연이 없었던 외부 행정가 출신을 추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왜 제주에는 인물이 없느냐”는 도민 적 반발을 부를 것이다.

따라서 도감사위원회가 도나 도의회 등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완전한 독립감사 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감사위원장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임기제 감사위원장이라야 외부의 힘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가 있을 것이다.

다음은 감사위원장 추천권은 도지사가 아닌 민간 자율기구로 넘겨야 한다.

도지사 추천 2명, 도의회 추천 2명, 각계를 망라한 시민사회단체 추천 3~5명 등 7명에서 9명의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모를 통해 응모자를 심사하여 선발하면 도의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표결 추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도지사 마음대로 감사위원장 자격을 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독선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