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자전거의 조용한 혁명

2008-09-26     제주타임스

새벽공기를 가르며 조용하게 달려 나가는 페달 밟는 소리를 느껴본 사람이라면,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들 수 있을 것이다.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릉 저기 가는 저사람 조심하세요. 우물쭈물하다가는 큰일 납니다.’ 어릴 적 부르던 동요 가사이다.

가정마다 자동차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가장 우선적인 운송수단이 자전거였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늘어나는 자동차는 우리가 어릴 적 흔히 부르던 동요를 옛 추억으로 기억하듯이 자전거의 자취도 점점 잊혀지게 하였다.

그런데 최근 유가 급증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자전거 출퇴근족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도로 여건 및 인식은 자전거를 이용하려는 많은 사람들의 욕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독일, 일본, 덴마크, 네델란드 등 자전거 선진국들에서는 이미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다시 끌어안고 있다.

자전거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가장 경제적인 교통수단이면서 건강까지 관리할 수 있는 가치를 지녔다.

자전거를 다시 교통수단으로 생각하는 혁명은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현실적이 대안이 되었다.

‘자신의 삶이 지나치게 빠르다고 생각하면 페달을 밟자. 우리 아이들에게 숨쉴 공기를 주고 싶다면 페달을 밟자’ 네델란드 텔프트시가 시민들에게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며 만든 구호다.

20년이 넘게 이어진 시의 노력 덕택에 자전거는 텔프트 사람들에게 주머니 속 휴대전화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1995년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법률’이 제정되었으며 자전거 활성화 사업을 통해서 자전거 전용 및 겸용도로를 만들었지만, 시내의 보도에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는 ‘자전거도로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도로교통법 등 관련법과의 상호보완이 이루어지지 않아 도로에서 자전거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통행 방법에선 자동차보다 순위가 뒤지며, 보행자는 항상 먼저 보호해야 하므로 자전거는 이동수단 중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다.

이제는 우리도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로에서 자전거를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의 보완과 더불어, 자전거를 엄연한 교통수단으로 생각하는 조용한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강  경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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